기후변화와 미세먼지 시대, 위기의 책임을 묻는다

– ”기후악당“ 국가 미국, 중국, 그리고 한국 정부에 촉구한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 이슈가 아니다. 기후위기는 이미 오늘의 삶을 잠식했다. 세계 곳곳의 이해할 수 없는 홍수와 가뭄, 산불과 태풍은 우리 삶의 기반을 위협한다. 농업 종사자들, 취약한 주거환경에 놓인 사람들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여전히 먼 곳의 이야기 같은가? 일상을 돌아보자. 지난 겨울은 의아할 정도로 따뜻했다. 봄 보다 미세먼지가 먼저 도착했고, 꽃 소식보다 매서운 대형 산불이 전국 곳곳을 덮쳤다는 뉴스가 앞섰다. 곧 매년 기록을 갱신하는 폭염의 여름이 올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마주한 기후위기 시대의 4월이다. 마스크 없는 봄, 에어컨 없는 여름은 상상할 수 없게 된 지 오래다. 지금 책임 있는 국가 주체들의 정확하고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

4월 22일, 50번째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한국 녹색당은 한국, 미국, 그리고 중국 정부를 향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기후변화와 미세먼지에 실효성있는 대응을 실행하라. 문재인 정부는 작년에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정하며 사실 상 기존 목표배출량을 재확인했을 뿐이다. 내년(2020년)에 유엔에 재제출 될 이 감축목표(NDC)는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협의체(IPCC)’가 1.5도 특별보고서에서 주문한 2050년 전세계 이산화탄소 순배출량 제로(0)라는 목표와는 한참이나 동떨어진 것이다. 3차 에너지기본계획은 그나마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소극적 태도는 2015년 12월 합의된 파리기후변화협정에 의해 내년까지 제출해야 할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작업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한국 정부는 지구 위의 정부가 아닌 모양이다. 세계 7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 한국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가 너무도 부끄럽다. 한국 정부는 1.5도 목표 달성을 위해 해야 할 일을 하라.

이는 미세먼지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일이기도 하다.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배출은 발생원인이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효성 있는 탈핵.탈석탄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미세먼지 오염원의 주범인 노후 석탄화력 발전소를 조속히 폐지할 뿐만 아니라 현재 건설을 시작한 강릉 안인 발전소를 비롯하여 신규 석탄발전소의 건설을 전면적으로 중단해야 한다. 최근 일부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발생수치 조작이 발각되었다. 엄중 처벌하고 빈틈없는 산업체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 관리 규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통해 사업장의 미세먼지 및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 미세먼지세, 탄소세를 과세해야 한다. 이를 세원으로 과감한 미세먼지, 온실가스 감축정책을 펴야 한다. 당장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 예산을 실효성 있는 수준으로 강화하고 더불어 노후 건설장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기후악당“ 국가 미국은 일방적 파리협정 탈퇴 선언을 철회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지구적 노력에 복귀하라. 2016년 195개 국가의 동참으로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하여 지구의 평균온도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약속한 이유는 기후변화 문제가 어느 한 국가의 노력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껏 온실가스를 대규모로 배출해오고 있으며 현재에도 배출량 세계 2위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은 가장 문제적 국가이며, 전세계인들의 규탄을 받고 있다. 앞장서 기후위기에 책임을 져도 모자란 마당에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관련한 연방 정부의 활동을 제약하고 예산을 삭감했으며 심지어 자국 기업의 이해와 파리기후변화협정이 충돌한다며 협정 탈퇴를 선언했다. 퇴행적인 미국 정부는 멕시코 국경에 기후난민을 막기 위한 장벽을 세울 것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한 심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지구적 노력에 복귀하며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해야 한다.

우리는 일본, 몽골 등과 함께 대기를 공유한 기후환경 공동체 중국의 시급한 노력도 촉구한다. 중국은 현재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는 국가다. 급격한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수많은 석탄발전소가 지어지고 내연기관 자동차가 운행되었다. 중국의 일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아직 낮고, 한국을 포함한 선진산업국에서 소비되는 상품이 중국에서 생산됨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의 이전 문제를 고려할 때, 중국의 책임이 다소 덜어질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중국이 보여주고 있는 막대하고 급격한 온실가스 배출 추세를 이대로 유지하는 한 지구적 기후변화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지구의 미래가 중국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적극 대응하는 것이 중국을 포함해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다. 중국이 선진산업국의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의 고탄소 환경파괴적 산업화 경로를 그대로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동북아 기후환경 협력 강화에 중국도 함께 하길 요청한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정부와 정치권에 요청한다. 미세먼지와 기후위기의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책임을 면피하지 말라. 석탄화력발전소를 계속 돌리고, 자동차 통행량을 늘리며, 지금의 산업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며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이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로 인해 일상과 건강에 위협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 대한 기만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 정치의 본분은 이러한 순간에 유의미한 대안을 생산하고 사회적, 정치적 토론을 이끄는 것이다.

녹색당은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미세먼지, 기후변화 문제를 정치적 이슈로 제시하고, 지속가능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대안들을 제시하여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전환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사회적, 정치적 토론을 이끌어나갈 것을 약속한다. 우리는 지구와 지금의 사회경제시스템이 동시에 보내는 위기의 신호들을 직시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매서운 기후변화의 위기는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어떤 풍요와 편리의 이면이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화와 가부장제, 고용 없는 성장과 불평등 강화, 개발과 토건에 의존적인 경제시스템이 파괴하는 자연환경이 동시에 존재한다. 각각의 위기와 그 징후들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기후변화의 주범인 화석연료 의존적 산업구조와 신자유주의에게 침탈된 생활세계는 폭력적인 가부장제와 토건 친화적인 경제시스템을 디딤돌 삼아 확대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 시점이 서로 연결된 사회의 부정의한 장면들을 동시에 뒤집을 수 있는 종합적인 전환계획을 수립할 때라고 생각한다. 녹색당은 사회와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걱정하는 동료시민들과 함께 우리 생존의 문제에 응답하는 정치 행보를 이어나갈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만날 세계가 더 안전하고, 더 나은 일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꾸준한 호흡으로 증명해낼 것이다.

 

2019년 4월 22일

녹색당

중국대사관 앞 기자회견

미국대사관 앞 기자회견

청와대 앞 기자회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