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팽개친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 철회하라

 

명절 연휴 직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신고리 4호기 ‘조건부’ 운영허가를 결정했다. 이 결정 이후 7일 만에 한국수력원자력은 신고리 4호기 연료 장전 사전검사를 완료하기도 전에 연료장전 기념행사를 미리 진행했다. 안전 기본 수칙도 보완되지 않았는데, 기다렸다는 듯 신고리 4호기 가동을 하는 이 모순적 상황이 현재 한국의 핵발전 위험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원안위가 결정한 ‘조건부’ 허가의 내용은 허점투성이고 위험천만이다.

하나, 핵발전소의 압력을 조절하는 ‘가압기안전방출밸브(POSRV)’ 설계변경 및 누설저감 조치를 2022년까지 미뤘다. 설계변경이 필요하다면 설계변경 후 공사를 계속하는 상식이다. 설계변경이 필요한 상태에서 운영허가라니, 상식 밖이다.

둘, 다중오동작 분석결과가 반영된 화재위험도 분석보고서도 올해 6월까지 제출 후 후속 절차를 밟기로 했다. 화재위험도 분석결과 위험수준이 높게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분석보고서 결과를 보고 운영허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상식이다.

셋, 핵발전소 가동 전에 예측하고 준비해야 하는 방사성물질 배출계획서는 제출 기한마저 정해지지 않았다. ‘계획’도 없는데 어떤 판단으로 운영허가를 하는가.

넷, 확률론적 지진재해도분석(PSHA) 결과에 경주·포항지진 평가 결과와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FSAR)의 화재위험도분석에 대한 기술기준 변경에 따른 새로운 분석 결과는 회의 하루 전날에야 제출되었다. 사실상 검토 없이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를 결정한 셈이다. 핵발전소 안전을 검토하고 점검하는 것이 최우선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사후적으로 안전계획을 제출하라고 명시한 것은 이 자체로 직무유기이며 실격 사유다.

다섯, 현재 원안위 위원은 정원 9명 중 5명만 구성되었다. 게다가 신고리 4호기 운영승인은 5명 중 1명이 빠진 4명의 원안위원이 결정했다. 신고리 4호기 반경 30킬로 이내에 사는 380만 명의 안전이 위원 9명의 절반도 안 되는 4명에 의해 ‘조건부’로 내팽개쳐지고, 조건 따위 아랑곳 않는 한수원에 의해 ‘위험가동’을 개시한 것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핵발전 안전을 우선으로 확보해야 할 국가기관이다. 그런데 원안위가 핵발전소가 부실한 상황임을 인지하고도 운영허가를 내다니, 그야말로 규제기관이 아니라 진흥기관으로 존재함을 보란 듯이 증명했다. 간단히 해결될 조건이면 허가를 미뤄야 할 것이고 달성하기 어려운 조건이면 끝까지 불허해야 마땅하다.

한국은 이미 경주, 포항 지진에서 알 수 있듯이 강도 높은 지진에 대비해야 하는 지진 위험지대다. 그런데도 예상되는 위험에 대한 점검도 없이 신고리 4호기 운영 승인을 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결정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 오늘 기자회견에 함께하는 노동당, 녹색당, 종교환경회의 5개 단체(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는 핵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 무효를 선언한다.

 

2019. 2. 15

노동당, 녹색당, 종교환경회의(기독교환경운동연대, 불교환경연대, 원불교환경연대, 천도교한울연대, 천주교창조보전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