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련 가짜뉴스 유포를 중단하라

– 자유한국당은 소속 정치인들에게 구글검색부터 교육시켜라 –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가짜뉴스가 도를 넘어섰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특정 제도에 대한 찬.반의견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최소한 팩트에 근거해서 논의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의 주요 정치인들은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이런 행위를 할 때 가능성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진짜 몰라서 그런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면서도 여론을 왜곡시키려고 그러는 것이다.

그러나 둘 중 어느 것이든, 책임있는 정당.정치인이라면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정당.정치인이 몰라서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면 자질과 역량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만약 알고도(또는 알고 싶지 않아서)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면, 그것은 여론조작을 시도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녹색당은 오늘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3대 가짜뉴스를 발표한다. 이 가짜뉴스들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들이다.

첫째, 최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최교일 국회의원 등이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베네수엘라가 채택하고 있는 제도인 것처럼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 최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농성중인 황교안 대표를 방문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베네수엘라에서나 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완전히 가짜뉴스이다. 베네수엘라는 2010년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병립형(지역구 따로, 비례대표 따로 뽑는) 제도를 택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지금 채택하고 있는 제도도 병립형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지금 채택하고 있는 선거제도가 베네수엘라나 채택하고 있는 제도인 것이다. 홍준표 전 대표는 완전히 거꾸로 얘기를 한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전체 국회의원의 70% 정도는 지역구에서 뽑고, 30% 정도를 비례대표로 뽑는데, ‘연동형’이 아니라 ‘병립형’이기 때문에 따로따로 뽑는다. ‘연동형’은 전체 국회의석을 정당지지율에 따라 배분하므로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지만, ‘병립형’은 지역구는 지역구대로 뽑고 일부 비례대표만 정당지지율에 따라 배분하므로 ‘표의 등가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베네수엘라에서는 201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48.3%를 얻은 정당(여당)이 96석을 차지하고, 47.2%를 얻은 정당이 64석을 차지하는 일이 일어났다. 여당이 지역구에서 71석을 차지한 반면, 야당은 지역구에서 38석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2015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56.21%를 얻은 야당측이 의석은 65.27%(167석중 109석)을 차지했다.
이렇게 ‘표의 등가성’이 깨진 선거를 한 것이 베네수엘라의 정치갈등을 악화시켰다. 민심이 고르게 반영되는 것이 아니라, 승자가 독식하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베네수엘라의 교훈은 오히려 지금 하고 있는 병립형 제도를 버리고 하루빨리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좌파 장기집권 음모 또는 좌파 개헌선 확보 음모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완전한 가짜뉴스이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이다. 따라서 좌파에게 유리한 것이 아니라, 정당득표율을 높일 수 있는 정당에게 유리할 뿐이다.
그리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인 독일에서는 보수정당인 기독교민주당이 2005년부터 14년째 장기집권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우파장기집권 음모라고 할 것인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표심을 공정하게 반영할 뿐이다. 보수든 진보든 정당득표율을 올리면 집권이 가능한 것이고, 정당지지를 얻지 못하면 집권이 어려운 것이다. 매우 공정하게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이다.
좌파개헌선 확보음모라는 주장은 더 말이 안 된다. 개헌선인 의석 3분의2를 확보하려면, 300석중 200석이 되어야 하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정당지지율이 66.67%를 넘어야만 가능한 얘기이다. 그러나 2004년 지역구 투표와 정당투표를 분리하여 1인2표제를 시행한 이후에, 특정정당이 가장 높은 정당득표율을 얻은 것은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얻은 42.8%이다. 그런데 어떻게 개헌선인 3분의2이상의 정당득표를 올릴 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좌파개헌선 확보음모 주장은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포기했다는 얘기로 받아들여진다. 스스로 3분의1에도 못미치는 정당득표를 할 것을 가정하고 하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셋째,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간접선거라는 주장 역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다. 독일, 뉴질랜드,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위스, 네덜란드처럼 비례대표제 선거제도를 택하고 있는 국가들이 간접선거를 하는 비민주적인 국가라는 것인가? 이런 주장은 정치선진국에 대한 모욕이며, 자칫 외교문제가 될 수도 있는 발언이다.
간접선거라는 표현이 ‘비례대표는 정당이 제출한 명부에 따라서 국회의원이 된다’는 의미라면, 일당지배가 계속되고 있는 지역에서의 지역구 선거도 간접선거이다. 대구경북에서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으면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데, 공쳔=당선인 지역구 선거도 간접선거가 아닌가?

자유한국당은 이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행위를 중단하고 억지주장을 멈춰야 한다.
그 외에도 ‘대통령제를 하는 OECD 국가중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국가는 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독일, 뉴질랜드만 하는 제도이다’는 주장 역시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것이다. 지금 논의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한 형태일 뿐이다.
독일, 뉴질랜드가 이 제도를 택하고 있지만, 그 외에도 다른 방식의 비례대표제를 택하고 있는 국가들은 많다. 비례대표제냐 아니냐가 중요한 것인데, OECD 37개국 중에서 27개국이 비례대표제 선거를 하고 있다. 그리고 OECD 국가중 대통령제를 택하고 있는 5개 국가중에 칠레, 콜롬비아도 국회의원은 비례대표제로 뽑는다.

전체적으로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다수대표제)보다 비례대표제를 택하고 있는 정치선진국들이 훨씬 많은 것이다. 비례대표제를 택해야 정당간의 정책경쟁이 가능해지고, 여성, 청년, 소수자들의 정치참여도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은 구글만 검색해봐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팩트들인데, 자유한국당에서 계속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것을 보면, 진짜 몰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악의적으로 그러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느 쪽이든 한심한 일이라는 것이다. 만약 몰라서 그런 것이라면,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구글검색 교육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구글에서 나라이름을 치고, ‘election’이나 ‘electoral system’을 치면 그 나라의 선거제도 정도는 어렵지않게 확인할 수 있다.

제발 가짜뉴스가 아니라, 제대로 된 토론을 해 보자. 1년에 국민세금을 수백억원 지원받는 거대정당이 국민 앞에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할 것이 아닌가?

 

2019년 11월 27일

녹색당

 

참고자료

<2010년 베네수엘라 국회의원 선거결과>

 

구분 정당득표율 비례대표 의석 지역구 합계 의석비율
통합사회주의당United Socialist Party of Venezuela 48.3% 25석 71석 96석 58.18%
민주통합을 위한 연합(Coalition for Democratic Unity) 47.2% 26석 38석 64석 38.78%
Fatherland for All 3.1% 1석 1석 2석 1.21%
원주민의석 3석 1.81%
52석 120석 165석

 

<2015년 베네수엘라 국회의원 선거결과>

 

구분 정당득표율 비례대표 의석 지역구 합계 의석비율
통합사회주의당United Socialist Party of Venezuela 56.21% 28석 81석 109석 65.27%
민주통합을 위한 연합(Coalition for Democratic Unity) 40.92% 23석 32석 55석 32.93%
원주민의석 3석 1.80%
167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