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 국회와 거대양당의 비례대표 의석 축소 규탄

9월 1일 기자회견 갖고 “1,2등이 계속 1, 2등하도록 게임의 룰을 마음대로 정하는가”

“농어민 처지 대변한 의원 몇이나 되나” 농어촌 등 지역구 의석 확대론에 정면 반박

녹색당은 9월 1일 국회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례대표 축소를 시도하는 국회를 규탄했다. 녹색당 하승수 공동운영위원장은 “1987년 6월항쟁 이후 선거법을 제대로 뜯어고치지 않았고 30년 가까이 지나서 이는 ‘헌정치’임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녹색당은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생선가게를 맡겼더니 생선이 사라지고 있다”며 거대 양당 중심의 선거제도 논의와 비례대제 축소 시도를 비판했다. 그리고 밀실 논의 등 지역구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할 것을 거대 양당에 요구하는 한편, 시민사회와 원외정당까지 참여하는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녹색당은 특히 비례대표 의석 축소의 원인이 되고 있는 ‘지역구 의석수 확대론’을 반박하고 ‘농어촌 지역구 지키기 논의’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녹색당은 “농어촌 지역구 의원 가운데 몇 명이나, 타들어가는 농민의 심정과 세파에 절은 어민의 처지를 대변했는가. 파괴적 개발사업 유치로 지역민들을 도탄에 빠트렸던 의원이 더 많을 것”이라며 “농민이거나 핵발전소 반대 활동을 해온 주민들과 당원들은 이를 뼈에 사무치도록 느끼고 있다”고 비판했다. 녹색당 김은희 공동정책위원장은 “지역구를 줄이면 민란이 일어난다는데 그런 지역이 도대체 어디냐”고 따져물었다.

 

또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선거 때 받은 정당명부 지지율보다 국회 의석 점유율이 더 크다”고 지적하며 이들이 비례대표제를 걸림돌로 여기고 “1, 2등이 계속 1, 2등을 하는 정치구도를 조성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새누리당뿐만이 아니라  정치다양성보다는 영남 교두보 마련에 목적을 두고 비례대표제를 사고하는 새정치민주연합도 문제라는 것이다. 녹색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권역별 비례대표를 빌미로 비례대표 축소에 동의한다면, 정당 문을 닫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공개토론과 공론조사 등을 제안했듯 녹색당은 선거제도 개편 및 정치개혁 논의에서 일반 시민의 참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정의당마저 원내중심 논의의 한계를 벗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을 벗어나, 녹색당은 정치권 안팍을 넘나들며 시민사회의 여론을 모아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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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대표 축소 시도를 규탄하는 녹색당 기자회견문]

1, 2등 마음대로 게임의 룰을 정하나?
선거법을 개악하면 범국민적 저항운동을 벌일 것이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생선가게를 맡겼더니 생선이 사라지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정치개악특위로 변하고 있다. 정개특위는 어제 8월 31일 별다른 성과 없이 활동을 마감하고 활동기간 연장을 기약하면서도, ‘비례대표제 축소 유력’이라는 잘못된 길로 내년 총선을 몰아가고 있다. 현행 비례대표 의석은 54석으로 전체 국회 의석의 18%에 불과하다. 이렇게 가뜩이나 취약한 비례대표제를, 국회 기득권세력은 지역구 의원 정수를 늘리기 위해 더욱 축소하려 들고 있다.

 

이들은 지역대표성을 논하며 지역구 의석 확대를 논한다. ‘지역 대표성’이라니, 지역 주민들의 냉소가 국회의사당까지 울려퍼지는 듯하다. 국민들은 과연 소수 특권층이 아니라 약자를 비롯한 다수 시민들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몇이나 된다고 생각할 것인가. 지역구 선거에서 이겨 뱃지를 단 선량들은 기고만장한 모양이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여전히 국회를 불신할뿐더러 적지 않은 국민들은 자신이 사는 지역의 국회의원이 누군지도 모르는 현실이다.

 

이러한 사정은 비례대표 의원도 마찬가지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최소한 비례대표 의원들은 여러 평가와 조사에서 지역구 의원보다는 우수한 의정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많은 지역구 의원들이 의원 본연의 입법 활동이나 행정부 견제·감시보다 토호나 토건족을 위한 막개발 사업과 이권 따내기, 행사장에 얼굴 내비치기와 경조사 챙기기 같은 활동에 더 열중하는 탓이다.

 

지역구 의원들의 이러한 행태로 왜곡되는 정치를 그나마 교정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비례대표제다. 비례대표는 특정한 지역에 얽매일 필요성이 비교적 낮으며, 각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대변하고 있지 못하는 계층을 대변하기도 한다. 아무리 투표해도 자신이 찍은 사람이 좀처럼 당선되지 않는 국민에게든, 또는 지지 후보가 당선되어도 그로부터 번번이 배신감을 느꼈던 국민에게든,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지역구 선거 결과나 지역구 의원의 정치로부터 소외된 국민에게는 대의민주주의의 보루에 해당한다.

 

최근 새누리당은 물론 새정치연합의 일부 의원까지 가세해 농어촌 지역구를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 농어촌 지역구수를 지키거나 늘리기 위해 비례대표를 한 석만 남겨놓자는 망발까지 서슴지 않는다. 녹색당은 묻는다. 과연 농어촌 지역구 의원 가운데 몇 명이나, 타들어가는 농민의 심정과 세파에 절은 어민의 처지를 대변했는가. 역대 정부의 농수축산물 개방에 당당하게 저항했던 의원보다 파괴적 개발사업 유치로 지역민들을 도탄에 빠트렸던 의원이 더 많을 것이다. 국민들과 우리 녹색당 당원들, 특히 농민이거나 해안 지역에서 핵발전소 반대 활동을 해온 주민들과 당원들은 이를 뼈에 사무치도록 느끼고 있다. 이제 국민들을 더 이상 속이지 말라!

 

지역구 의석 확대에 혈안이 된 새누리당이 비례대표제를 마구 공격하는 한편, 비례대표 의석을 지키겠다는 새정치연합도 어설프게 비례대표제에 접근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다양한 정당으로 국회가 구성되는 것보다 지지 기반이 미약한 영남권에서 의석을 확보하는 데 훨씬 더 관심이 깊다. ‘아 우리도 영남에 의원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역 구도를 깨트리고 있습니다’라는 이 말 한마디를 선거 후에 지르고 싶은 것인가. 그들이 예전 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비례대표 의석의 권역별 쪼개기 주장을 되풀이한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분명히 한다. 비례대표제의 목적은 지역 구도를 극복하는 것 그 자체가 아니다. 지역 구도에 막혀 보이지 않는 다양한 갈등을 제도정치권에서 수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에게는 중대한 공통점이 있다. 양쪽 다 선거 때 받은 정당명부 지지율보다 국회 의석 점유율이 더 크다. 이들은 비례대표제를 걸림돌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녹색당은 단언한다. 비례대표제 축소는 기득권정당들이 소수정당의 진입과 약진을 최대한 차단함으로써 1, 2등이 계속 1, 2등을 하는 정치구도를 조성하려는 작태에 다름 아니다.

 

별 차이도 없는 제1당과 제2당이 정쟁을 위한 정쟁을 벌이고, 힘은 오히려 당내 갈등을 처리하는 데 다 쓰다가, 기초연금 개악안,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등과 같은 결정적인 사안이 떠오르면 야합하여 반대 국민들을 갑자기 따돌리는 이런 정치는 끝장내야 한다. 비례대표제는 여러 정당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다양한 여론을 공정하게 국회 구성에 반영하여 정치다양성을 구현하는 제도다. 정치다양성은 모든 성향, 모든 계층의 국민이 소외와 배제 없이 민주주의에 참여할 수 있는 기본을 제공한다. 또한 비례대표제를 통해 자연스레 형성된 다당제 질서는 정당끼리의 연합과 절충을 유도하여 소모적인 갈등을 줄이는 순기능도 갖추고 있다. 현존 거대 정당들은 이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두 기득권정당이 선거제도를 결정하도록 놔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그 당들을 경호하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국회와 그 둘레 각종 위원회에 갇힌 선거제도 논의를 해방시켜야 한다. 국회는 진척 없는 선거제도 논의를 국민앞에 풀어놓아야 한다. 선거제도 등 각종 정치개혁은 시민사회의 여론을 반영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녹색당은 요구한다.

 

첫째, 대표 또는 원내대표끼리의 밀실 야합,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의 밀실 논의를 통해 지역구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하라.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권역별 비례대표를 빌미로 비례대표 축소에 동의한다면, 정당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 스스로 말한 원칙도 지키지 못하는 제1야당이라면, 더 이상 필요치 않다.

 

둘째, 지금이라도 시민사회, 원외정당이 참여하는 정치제도 개혁 끝장토론회를 열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제안한다. 밀실에서의 논의를 중단하고, 공개된 토론의 장에서 각자의 입장을 제시하고 명확하게 논쟁해야 한다. 쟁점은 중앙선관위가 권고한 것처럼, 비례대표 의원수를 늘리고 득표율에 비례해서 의석수를 배분할 것인지, 아니면 지역구 기득권 유지를 위해 비례대표제를 축소할 것인지로 구체적인 주제를 잡아 논쟁해야 한다. 그리고 공론조사 같은 방식을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을 제안한다.

 

우리의 이런 요구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고, 밀실야합을 한다면, 녹색당은 ‘근조 대한민국 국회’를 선언하고, 정당-시민사회와 함께 ‘선거법 개악 철회를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할 것이다. 그리고 선거법 개악에 책임이 있는 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15년 9월 1일
녹 색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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