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 해고가 밀려온다
고통은 왜 항상 노동자들의 몫인가

 

코로나 발 경제위기가 거세진다. 올해 4월까지 실직자 수가 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를 기록하고, 취업자 수 감소치도 최대를 갱신하는 중이다. 노동자들에게는 잔인한 시절이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나누고 노사가 함께 짊어져야 할 부담이지만 고통은 약자에게 강요된다. 기업은 위기 비용과 책임을 노동자에게 그중에서도 가장 약한 고리인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에게 전가한다.

 

공항, 항공업이 특히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기 청소노동자들이 무급휴직을 강요받다 이에 동의하지 않자 정리해고를 당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재하청 업체인 아시아나KO 소속인 이들은 최저임금에 주당 60시간 이상의 강도 높은 노동을 해오던 이들이다.

 

식사 시간도 챙기지 못하며 온몸의 멍을 파스로 다스리던 이들의 노동에 항공산업의 활황을 빚지고 있으면서, 정작 위기에는 가장 손쉽게 해고해버리는 것이다. 수하물 분류, 기내 청소, 경비, 운반 등은 하청의 비정규 노동자에게 맡기고 이득은 원청기업과 자본이 독점하는 탐욕적 구조다.

 

아시아나KO 뿐만 아니라 KA, AO 등 아시아나항공이 재하청 주는 업체들의 100% 지분을 소유한 것이 금호문화재단인데, 이 재단의 이사장이 바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다. 수십 년간 하청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빼먹은 ‘회장님’은 작년에만 아시아나항공에서 34억여 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IDT까지 합해 총 64억여 원의 보수를 받아 갔다.

 

정부가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회사 측 부담 비용을 회피하려 신청 자체를 하지 않는 기업이 상당수다. 아시아나KO 역시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고 코로나를 핑계로 대량 감원을 시도했다. 조선, 항공 산업에 40조 원 규모의 공적자금이 긴급 투여됐지만 가장 취약한 하청업체의 대량해고를 막을 수 없었다.

 

외주, 용역, 하청, 다단계, 비정규직 노동자. 여성, 임시 일용, 서비스 노동자들이 해고와 실업의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재난 시기 한시적 해고 금지’ 등 특단의 일자리 유지 및 보호 정책이 아니면 취약 노동자들의 삶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고용유지지원금의 노동자 직접 신청을 가능하게 하는 등 사각지대 해소도 시급하다.

 

지난 18일 종로구청은, 아시아나KO 노동자들의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 천막 농성장을 전격적으로 철거했다. 50여 명의 경찰기동대와 금호아시아나가 고용한 용역들이 투입됐고, 노동자들은 저항하다 끌어내지고 내쳐졌다. 사회적 고통을 약자에게 떠넘기는 야만이 아닌 고난을 함께 나누는 성숙한 시민 연대가 우리 모두를 구할 것이다.

 

2020년 5월 21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