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기만한 정부의 LEDS ‘국민토론회’
2030 국가감축목표(NDC)는 어디로 갔는가?

환경부는 10월 17일 ‘국민토론회’를 열었다. 목적은 ‘205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2050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 등 미래 사회상에 대한 일반국민의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장기저탄소발전전략 정부 보고서 작성 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환경부의 위 토론회 홍보영상은 “산업화 이후 지구 상승온도 1도, 2100년까지 상승 예상온도 4도, 우리 생존을 위한 마지노선 1.5도, 빨라지는 지구온난화. 변하지 않으면 미래도 없기에 지금 대한민국이 시작합니다.”라고 시작된다. 그러나, 이러한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이 토론회는 기만적인 것이다. 정부는 ‘숙의 민주주의’를 거쳤다는 명분을 얻고자 불필요한 토론회를 열었다. 그러면서 중요한 핵심 사안인 「2030 국가감축목표」를 감추고 있다.
2015년 12월 체결된 파리 협정에 따라 각 국은 올해 말까지 유엔에 2030년까지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국가결정기여)와 2050년까지의 장기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제출해야 한다. 파리협정에 의하면 2030년까지의 국가감축목표는 당사국이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부담한다. 반면에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은 당사국이 제출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고사항이다. 환경부는 제출의무가 있는 국가감축목표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고 권고사항인 장기저탄소발전전략에 한정해 ‘국민토론회’를 열었다. 2030 국가감축목표는 어쩌겠다는 것인가?
이회성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의장은 위 국민토론회 기조연설에서 IPCC 「1.5℃ 특별보고서」의 결론을 요약했다. 1.5℃를 초과한 온도 상승은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유발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2010년에 비해 2030년까지 45% 감축해야 하고, 2050년까지 순 배출을 제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수치는 문명과 생존을 지속하려면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이자 인류 공동체의 규범이다. 정부에 묻는다. 2018년 10월 송도에서 열린 IPCC 48차 총회에서 위 「1.5℃ 특별보고서」를 승인해 놓고, 지금에 와서는 위 특별보고서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국회는 지난 9월에 “기후위기 비상 대응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에는 “대한민국 국회는 정부가 2050년 온실가스 순 배출 제로를 목표로 책임감 있는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수립하여 국제사회에 제출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혀 있다. 환경부 차관은 결의안을 심사하는 환경노동위 법안 심사 소위원회 회의 자리에서 “국회에서 결의안을 내 주시면 사실 정부로서는 그것들을 가급적 잘 이행하고 따라야 할 책무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라고 답변하였다. 헌법상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2050 순 배출 제로를 선언했고, 환경부 차관이 이미 국회의 의결에 따라야 할 정부의 책무를 명백히 밝힌 마당에 ‘국민토론회’를 여는 이유가 무엇인가? 정부가 유엔에 ‘2050 배출 제로’라고 적어 내면 될 일이지, 왜 이를 또다시 국민들의 토론에 부치는가? 국민 숙의를 핑계로 목표를 하향하려는 의도로밖에 달리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국회의 의결을 무시하고 자의적으로 유엔에 장기저탄소발전전략 수치를 제출한다면 이는 권력분립이라는 헌법 원칙을 위반하는 것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청년기후긴급행동’ 청년들이 토론회 청중석에 펼친 “기후위기 대응 의지 NDC로 증명하라.”는 현수막이 작금의 모든 진실을 담고 있다. 결정권자인 대통령, 국회의원, 장관들에게 촉구한다. IPCC 「1.5℃ 특별보고서」가 결론내린 대로 2030년까지 45%를 감축하겠다고 국민들에게 선언하라. 이 목표대로 유엔에 제출하라. 여러분이 권좌에서 물러난 후에도 장구한 기간 이 땅에서 살아가야 할 청년들의 절박한 요구에 응답하라.

 

2020년 10월 19일

녹색당 기후정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