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군부와 왕실이 아닌 시민에게 !

– 태국 정부는 민주화시위 탄압을 중단하고 시민들의 개혁 요구를 수용하라

 

지난 9월 19일, 민주화를 요구하는 수만 명의 태국 시민들이 방콕 왕궁 인근 광장에 모여 ‘의회 해산’, ‘헌법 개정’, 정치적 탄압 중단’을 외쳤다. 이 시위는 지난 2월, 청년들을 중심으로 태국 시민들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던 ‘퓨처포워드 당’을 헌법재판소가 해산하면서 시작되었고, 코로나 19 감염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점차 확대되고 있다.

 

1932년 전제군주제에서 입헌군주제로 바뀐 이후 태국 군부 정권은 지속적으로 잇다른 정치개입과 쿠데타로 태국의 민주주의를 짓밟아왔다.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현 집권 세력은 2017년 헌법 개정을 통해 군부의 정치개입을 공식화했고, 집회의 자유를 앗았으며, 이어 실시된 총선에서 프라윳 찬오차 총리가 재집권하며 독재체제를 강화했다. 

 

태국 시민들은 끊임없이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으나, 독재정부는 이를 묵살하며 시위를 강경하게 탄압하고 있다. 며칠 전, 10월 13일 오전, 2017년 광주 인권상을 수상한 태국의 학생운동가 자투팟 분파타락사가 동료 지도부와 함께 방콕에서 체포되기도 했다. 이러한 탄압으로 인해 많은 민주화인사들이 고향 땅을 떠나고 있다. 태국 군부정권에 ‘민주주의’와 ‘공정한 총선’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무자비하게 체포되었던 한 운동가는 5.18 기념재단의 도움을 얻어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하였다. 떠나더라도 위협은 항구적이다. 캄보디아 등 주변국으로 피신한 태국의 활동가들이 실종되거나 주검으로 발견된 사례도 있다. 

 

태국 시민들의 분노는 시민들의 인권과 참정권보다 권력집단의 특권 유지를 위해 복무하는 정치체제를 겨냥한다. 연이은 범죄와 부패로 이미 국민들의 신망을 잃은 태국 왕실은 코로나 사태에도 국왕이 해외로 도피 휴양을 떠나는 등 국민들의 안전 및 삶에 반하는 행보를 보였음에도, 태국의 법률은 태국의 왕실이 ‘법 위에’ 있도록 보장하기에, 태국 왕실을 비판하는 시민들을 ‘왕실모독죄’, ‘선동죄’와 같은 명목으로 무거운 형벌에 처한다.

 

이번 시위는 군부독재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국왕을 신격화하는 태국에서 절대적인 존재인 왕실을 향해 그동안 금기시되어 왔던 의문을 제기한다. 태국인들은 온라인에서 “우리는 왕이 왜 필요한가”(#whydoweneedaking)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전개하며 저항에 나서고 있다. 더이상 소수 특권 집단에 자신들의 권리를 빼앗기지 않으며 자신들을 위한 국가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태국의 권력은 특권 세력이 아닌 태국 시민들의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태국 정부가 시민들의 의사표현과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시위대와 야당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한다. 태국 정부는 태국 시민들의 민주화와 개혁 요구를 반영하여 신성화된 왕실과 권력집단을 위해서가 아닌 태국 시민을 위한 정부로서 다시금 수립되어야 한다.

 

태국의 민주화 요구는 태국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사회 전체의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이다. 한국 또한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은폐와 탄압이 극심한 때, 해외에서의 보도와 연대에 힘입었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 한국정부는 침묵하지 않고 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연대하고 협력해야할 것이다.

 

한국 녹색당 국제특별위원회 또한 국제정당으로서, 태국시민들의 정당한 민주화운동에 대한 탄압에 침묵하지 않고 함께 연대할 것임을 선언한다.

 

2020년 10월 16일

녹색당 국제특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