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제때 먹었다고 손해배상청구

그런 비행기는 날지도 마라!

 

대한항공 비행기 내부를 청소하는 청소노동자들의 파업이 9일째 접어들었다. 대한항공 소속도 그 자회사인 한국공항 소속도 아닌 그 하청업체인 EK맨파워 소속 노동자들이다. 오래도록 불안정한 고용과 최저수준의 임금, 폭력적인 노동 강도와 열악한 업무환경, 거기에 일상적인 모욕과 폭언에까지 시달렸다. 남성에게만 지급되는 정근 수당은 대부분 여성인 청소노동자들에게는 지급되지 않았다.

 

참다못한 이들은 2018년 11월부터 4개월간, 휴게시간 준수와 성차별로 인한 체불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저항에 나섰다. 그 저항이라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점심시간 지키기’, ‘업무 외의 일인 기내오물과 담요, 생수 운반 거부하기’ 등이었다. 그러나 회사로부터 돌아온 것은 참담하게도 노조 간부 12명에 대한 1억2천만 원 상당의 가압류와 손해배상청구. “노조가 휴게 시간을 마음대로 변경해 비행기 운항이 지연됐다”는 이유였다.

 

회사가 그날그날 통보하는 매일 다른 점심시간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에 밥 먹었다고 불법 쟁의행위라는 노동자 탄압에 청소노동자들은 전면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다. 노조 측은 엄청난 액수의 손배소와 대체인력 투입, 회유와 협박이 난무한 노조 파괴 작업이 원청인 한국공항의 적극적 지휘와 대한항공의 배후 개입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 보고 있다. 관련한 정황이 상세히 담긴 문건도 확보해 공개한 상태다.

 

이 모든 부정의의 원흉인 대한항공은 그러나 묵묵부답이다. 대한민국 1등 항공사, 15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행진 중이라는 대한항공의 민낯은 청소와 세탁, 수하물 분류 등의 고된 노동은 다단계 하청의 저 아래 떠넘기고 책임은 회피하며, 꼼꼼한 착취망 위에서 이익을 독식하는 괴물의 모습이다.

 

노동자들이 점심 제때 먹었다고 1억이 넘은 손해배상액을 노동자 개인들의 통장에서 가압류해야 제대로 운항 가능한 비행기라면 날지도 말아야 한다. 대한항공과 한국공항, EK맨파워는 당장 노동자들에 대한 폭력적인 손해배상청구를 철회하라. 원청인 대한항공은 부당노동행위를 멈추고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과 근본적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 있는 행동에 나서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과 고통으로 날아가는 비행기는 날지도 마라.

 

2019년 7월 31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