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9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총 100만 호의 주택을 2022년까지 공급하겠다는 주거복지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이미 보유한 77만 호의 공공택지에 추가로 40여 곳의 공공택지지구가 개발될 예정이다. 국토부는청년들에게 13만 호의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예비신혼부부와 혼인기간 7년 이내(기존 5년에서 연장)의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20만 호와 육아와 보육시설을 갖춘 7만 호의 신혼희망타운을 만들어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밝혔다. 2022년까지 소득이 낮은 고령층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5만 호도 공급될 예정이다.

 

이번조치는 8월 2일에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대책의 연장선상에 있다.많은 이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그린벨트를 해제해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변하지 않았다.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공적임대주택 17만호를 매해 공급하겠다고 공약하면서 부지확보가 관건이 되었고,그때부터 그린벨트가 위태롭게 거론되기 시작했다.

 

그린벨트는 1971년 도시계획법을 개정할 때 도입되었다.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을 막고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며 주민의 쾌적한 생활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린벨트 내의 땅을 소유한 시민들은 이에 맞게 재산권 행사를 제한받아 피해를 감수해왔다. 정부는 그동안 공적목적을 위해 사적이익을 양보해온 주민들에게 개발될 그린벨트와 그렇지 않은 그린벨트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하려는 것인가?

 

그린벨트를 도입한 목적은 지금도 유효하다. 주택공급을 내세운 무질서한 난개발은 한국의 고질적 문제이며, 주택공급과 함께 도시계획을 세심하게 세우지 않으면 주민들의 삶의 질은 더 낮아질 것이다. 나아가 “그린벨트”라는 말이의미하듯 일정 규모의 녹지가 유지되어야만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규제완화를 빌미로 30만㎡ 이하 그린벨트의 경우 시·도지사가 직접 해제하고 개발허가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재난을 고려하면 그린벨트야말로 생명벨트인데, 정부가 나서서 이 안전띠를 파괴한 셈이다. 이 결정부터 되돌려야 한다.

 

더구나 이번 주거복지로드맵은 균형발전의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 수도권 주거문제가 심각하다지만 우선 공개된 9곳의 지구 중 성남시, 의왕시, 구리시, 남양주시, 부천시, 군포시 등 무려 8곳이 수도권 지역이다. 총 100만 호의 신규주택 중 60% 이상이 수도권에 지어질 계획이다. 연방제에 준하는 분권형 국가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이 사실이라면, 지금은 균형발전을 고려한 전략이 필요하다. 수도권으로의 초집중화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는 균형발전이나분권형 국가는 불가능하다. 주택공급사업에 매년 23조 8천억 원, 총 119조 4천억 원의 재원이 소요된다. 엄청난 규모의 사업인만큼 개별 정책들 이전에 전체 사회가 어디로 나아갈 것인지에 관한 전략을 우선 논의해야한다.

 

그린벨트는 자연만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서도 지켜야할 땅이다. 아무런 대안 없이이를 풀어 공공주택을 짓겠다는 정부의 근시안적인 시각에 강한 우려를 표한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개발의 폐해는부메랑처럼 현 세대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2017년 12월 7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