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이 땅을 딛고 살아갈만큼의 이유는 만들어야 한다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를 살리자

 

8월 8일이면 강남역 사거리 삼성 본관 앞 교통통제 관제철탑 위 고공농성이 60일째를 맞는다. 김용희 씨는 폭염 아래 55일간의 이어온 단식을 끝낸 뒤에도 고공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이미 단식으로 몸무게가 30킬로 가까이 빠졌지만 김용희 씨가 목숨을 걸며 철탑에서 내려오지 않는 이유는 삼성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희씨는 1990년 경남지역 삼성 노조 설립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1995년 해고되었다. 김용희 씨는 헌법상 보장된 노동조합을 만들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 대가로 부당 전근과 해고는 물론, 가족괴롭힘과 납치, 폭행, 직장 내 따돌림, 간첩 누명 등 갖은 탄압을 받아야 했다. 후에 성추행 사실이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누명을 씌워 해고 당하기도 했다.

김용희 씨는 마지막 근무처였던 삼성물산에 긴급교섭을 요청했지만 삼성은 아무런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의 노조탄압은 과거의 일도 비단 김용희 개인의 일도 아니다. 지금도 삼성의 노조탄압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만 해도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지회 등 노조탄압과 인권침해가 발생했고,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해외 공장에서도 공권력과 결탁해 파괴를 계속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8월 5일과 6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노동조합 활동보장과 해고자 복직 등을 이유로 이틀간 파업을 하며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 무노조경영을 앞세우며 노조설립 과정에서 벌어진 삼성의 인권침해는 경찰과 사법부 등 국가 공권력이 결탁되어왔다. ‘사람이 먼저다’가 대선 슬로건이었던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김용희 씨의 사건을 담당했던 변호사였다.

김용희 씨의 요구는 명예회복 밖에 없다. 지난 7월 10일은 김용희 씨가 해고되지 않았다면 정년퇴직을 했을 날이었다. 애초에 원직복직을 요구했지만 그 꿈은 이제 이루기 어렵게 되었다. 20년 넘게 해고노동자로 살았던 김용희 씨에게 삼성의 대답을 듣지 않고 철탑을 내려오는 것은 또다시 고통스런 해고노동자로 돌아가는 길 뿐이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의 해고노동자들이 이 땅에서 추방되어 철탑에 오르게 되었다. 우리는 노동자들이 땅을 딛고 살아갈만큼의 이유는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삼성의 대답을 촉구한다.

 

2019년 8월 7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