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30영남일보가 주최한 지방선거 아카데미’ 특강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연말에 대구 지역 당협위원장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현재 대구 달서병북구을 두 곳의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이 비어있다홍준표 대표는 예전에도 대구에서 본인의 정치적 인생을 마무리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는 바, 녹색당은 홍준표 대표의 결심을 환영한다.

홍준표 대표의 결심은 2004년 총선 당시 자유민주연합의 총재 김종필 전 총리와 2016년 총선 당시 대구 수성을에서 출마했던 김문수 전 지사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김종필씨는 1995년에 자유민주연합을 창당하여 15대 총선에서 50석을 확보해 제3당을 만들었고, 1997년 DJP연합으로 정권교체를 이룩하며 공동여당의 초대 국무총리가 되었다그러나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자민련은 17석으로 축소되었고, 2004년 17대 총선에서 김종필씨는 비례 1번에 남성인 본인을 공천하는 자충수를 두며 10선 도전에 실패하고 정계 은퇴를 하였다충청권 4석에 그친 자민련은 결국 2006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에 흡수된다정당을 혁신해서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 지역 기반을 고집하는 낡은 정치 프레임에 매몰된 정치는 이렇게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았다김종필과 그의 정당 자민련의 몰락은 민주노동당의 원내진입과 더불어 한국 정치의 새로운 도약을 뜻했다.

김문수씨는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그는 자유한국당의 주요 대선 후보였으나, 2015년에 갑자기 본인의 정치적 기반인 수도권이 아닌 대구로 내려갔다자유한국당의 텃밭이 아닌 경기도 부천에서 3번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되었고경기도지사까지 했던 대선잠룡의 마지막 정치 행보는 낡은 정치를 소환하는 것이었다박정희와 박근혜를 소환했고자유한국당의 텃밭 대구를 소환했다결국 그는 2016년 총선 대구 수성을 선거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참패하며 자유한국당의 대구 독점 구조가 무너졌던 변화의 증표가 되었다. 더구나 김씨는 지난 탄핵 정국에선 태극기 집회에 출몰하며 본인이 속한 정치 세력까지 퇴보시켰다그는 김종필 씨의 길을 따라가고 있으니 남은 건 정계 은퇴, 양김 정치인의 종언이다.

지난 대선을 거치며 한국 보수 정당은 분당 사태를 겪었다보수 혁신을 내걸었던 바른정당은 현재 11석에 불과하다자유한국당은 대선 참패 이후 혁신을 내걸었으나 기껏해야 감옥에 있는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이미 정치적 생명을 잃은 친박청산을 외치는 수준이다정당 혁신을 통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박정희의 영정을 당사에 걸었고대구경북을 찾았다지난 총선과 대선에 자유한국당은 본인들에게 익숙한 정치를냉전 반공영남 패권박정희 향수를 소환했다그러나 시대는 변했고민주화 이후 30년이 흘렀다결국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출현해 야권이 분열되었음에도,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과 제1당의 지위를 잃었다. 지난 탄핵과 대선은 혁신을 거부하는 보수에 대한 경고였음에도 자유한국당은 낡은 정치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외려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씨는 여성과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적이고 차별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녹색당은 김종필과 김문수의 길을 쫓고 있는 홍준표씨의 행보를 환영한다. 대구 시민들이 홍씨의 정계은퇴를 도와줄 것이라 기대한다. 이제 모래시계 검사의 시대는 갔다녹색당은 한국 정치의 시계를 바꿀 것이다.

 

2017년 12월 4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