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거의 날 논평

모두를 위한 주거권을 보장하라

 

지난 9월 24일 정동영 의원실과 경실련은 최근 10년 늘어난 주택수와 소유 형태에 대해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다. 발표 된 내용에 따르면 10년 사이 늘어난 주택수는 총 489만채이며, 같은 시기 늘어난 주택보유자는 241만명이다. 공급된 주택의 절반이 넘는 248만채는 기존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던 사람들이 산 셈이다. 특히 같은 기간 보유 주택수 상위 10%의 다주택자의 수는 24만명이 늘었고, 이들이 보유한 주택수 역시 208만채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다. 즉, 최근 10년 간 늘어난 주택수의 절반 이상이 기존의 주택 보유자들이 여러 주택을 소유하는데 쓰였으며, 이중 사실 상 대부분은 주택보유수 기준 상위 10%의 다주택자들이 매입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다주택자들이 주택 보유를 차근차근 늘려가는 동안 집값도 꾸준히 상승했다. 아파트 기준 2007년 대비 2018년 평당 가격은 세종시가 2.9배(371만원에서 1,079만원으로), 제주도가 2.3배(437만원에서 1,028만원으로), 부산시가 2배(486만원에서 976만원), 대구시가 1.9배(499만원에서 953만원) 늘어나는 등 전국적으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울의 경우에도 같은 시기 아파트 평당 가격은 1.4배(1,790만원에서 2,542만원) 상승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처럼 상승한 집값은 무주택자들의 임대료에도 당연히 큰 영향을 미칠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황들은 한국 사회 주거 불평등을 드러내는 단적인 수치다. 또한, 주택 공급을 통해 주거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정부 발표의 기만성을 보여주는 지표이고, 그간 한국 사회의 주거 정책이 사실상 부동산 시장을 통한 경제부양 정책임을 확인시켜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디에서도 모두를 위한 주거권은 찾아볼 수 없고, 사회정책으로서 주거정책은 사실상 실종되었다.

그 사이 한국사회의 압도적인 불평등은 점차 강화되었다. 집이 없어 죽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도저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빈곤 앞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동료 시민들이 존재한다. 모두에게 보장되어야 할 주거권은 온데 간데 없고, 생활고의 가장 큰 요소인 ‘월세’, ‘전세, ‘임대료’가 있을 뿐이다.

녹색당은 10월 7일 세계 주거의 날을 맞이하여, 한국 사회 불평등 문제의 핵심으로서 주거 문제의 현실을 무겁게 직시하며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지금 가장 중요한 주거 정책은 섣부른 주택공급 대책이 아니라 자산으로서 ‘집’을 사고 파는 행위에 강력한 규제를 가하는 것이다. 주택 공급은 어디까지나 경제 정책이기보단 사회정책이어야 한다. 따라서 보유세 강화는 물론 다주택 소유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를 통해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부동산 소유를 통해 지대수익으로 생존하려는 경로를 무력화하며, 저성장 국면의 사회적 생존 방식을 새롭게 모색하여야 한다. 지대추구의 대상으로 존재하는 ‘집’은 무분별한 개발과 생산과잉으로 연결된다. 따라서 기후위기라는 엄중한 조건을 전제할 때도 모두를 위한 주거권을 보장하는 것은 우리 사회 필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둘째, 30년 이상 정체 중인 주택임대차보호법을 세입자들의 권리를 최대한으로 보장할 수 있게 개정해야 한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주거권 보호대책의 법제화가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 될 것이다.

녹색당은 모두를 위한 주거권 보장을 위해 위의 제안을 현실화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2019년 10월 7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