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시정연설을 보며,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과거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11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했고, 11월 2일부터 국회는 2019년 예산안 심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간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적 불평등의 격차를 줄이고, 더 공정하고 통합적인 사회로 나아가야”하며, “국민 단 한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고 “국민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이는 노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총론적인 측면에서는 필요한 얘기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과연 2019년 예산이 그런 가치들을 제대로 담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예를 들면 문재인 대통령은 열심히 일하는 30대 여성과 남성이 만나 가정을 꾸린다는 것을 전제로, 내년 예산을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예시를 들 수는 있지만, 그 뒤에 언급하는 정책들은 신혼부부 임대주택, 신혼희망타운 등 결혼을 전제로 한 정책들이 많다. 결혼을 하지 않거나 결혼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들이다.
국민 단 한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뒤에서 언급한 법안중에 차별금지법은 없었다. 유엔도 권고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은 언급도 하지 않으면서, 과연 국민 단 한명도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
미세먼지, 기후변화와 같은 생태위기에 대한 고려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부는 올해말로 종료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를 또다시 연장하면서, 그 중 80%를 도로, 공항 등 건설에 사용하는 토건예산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더 많은 미세먼지, 더 많은 온실가스 배출을 낳는 이런 잘못된 구조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설정한 목표와 하위 정책수단간에 불일치가 상당히 드러난 연설이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불평등해소는 현재의 기득권 정치구조를 그대로 유지한 채 달성되기 어려운 목표이다.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선거제도 개혁 등 정치개혁이 이뤄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오늘 시정연설에서 그 점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것도 아쉬운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과거의 방식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여전히 상당부분 과거에 얽매여 있다.
녹색당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예산,입법 국회에서 진정으로 불평등을 줄이고, 차별을 해소하며, 시민들의 안전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예산과 입법이 되도록 감시하고 대안을 제시해나가는 활동을 할 것이다. 비록 원외정당이지만, 12월 2일로 예정된 예산안 법정통과시한까지 치열하게 활동해 나갈 것이다.

2018년 11월 1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