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만들 정성으로 일 좀 해라!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장 출판계 지원책을 제시하라!

 

새해 들어서자마자 출판사에서 서점으로 책을 유통하는 대형도매상 송인서적이 부도를 냈다. 거래하는 출판사가 2천곳을 넘는 곳인데 50억원의 부도를 막지 못했고 최종 피해액은 2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송인서적과 거래하는 다수의 출판사는 소규모이고, 현금으로 거래해온 대형출판사와 달리 그동안 소형출판사는 몇달 뒤에나 현금화시킬 수 있는 어음으로 거래를 해왔다. 부당하지만 거래처를 늘리기 위해 소형출판사들은 어음을 받고 책을 넘겨야 했다. 그래서 송인서적의 부도는 소형출판사들의 연이은 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업체의 잘못으로 인한 부도가 아니다. 이번 사태는 문화융성정책의 실패이자 출판정책의 부재를 뜻한다. 송인서적 부도가 난뒤 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문화체육관광부에 긴급지원을 요청했는데 문화체육관광부는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정부가 개별기업을 지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인데, 이 역시 출판시장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다. 송인서적은 한 기업이 아니라 현재의 출판시장에서 출판사가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는 몇 안되는 통로이다. 어음으로 묶인 현재 구조에서 송인서적의 붕괴는 소규모출판 생태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손 놓고 불구경할 일이 아니다.

 

그리고 정부는 사기업임에도 재벌들에게는 대대적으로 공적 자금을 지원해 왔다. 언제나 그렇듯 근거가 없는 게 아니라 의지가 없어서 문제이다. 한 출판인은 삼성이 정유라 개인에게 지원하기로 한 금액의 절반인 100억원만 있어도 급한 불을 끌 수 있다며 한탄했다.

 

지금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으로 조윤선 장관의 고발이 예고되고 있다. 그런데 장관과 블랙리스트만 문제일까? 소위 차은택, 최순실 예산이라 불리는 문화창조벤처단지, 문화창조아카데미 예산의 반에 반만 있어도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동안 권력에 부역해온 내부자들이 적극적으로 내부쇄신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들도 그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최소한 문화를 떼고 체육관광부라고 이름 붙이는 게 지금 현실과 맞을 것이다. 스스로 떼지 않겠다면 녹색당이 나서서 떼어주겠다.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

 

2017.01.04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