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분담금, 한미동맹은 미국의 백지수표가 아니다

한미 국방장관회담에 앞서

 

8월 9일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을 방문해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갖는다. 언론도 이번 방문을 “방위비 청구서”라는 노골적인 표현을 쓰며 한국의 지나친 부담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방문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중거리미사일 배치와 해외파병 같은 한국의 정치외교적 부담 뿐만 아니라 막대한 비용의 방위비분담금을 지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달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 직후 언론은 미국이 각각 방위비분담금으로 50억 달러(약 6조 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9년 한국 방위비분담금 기준 1조 389억 원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8월 7일 SNS에 “한국이 스스로를 북한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미국에 상당히 많은 돈을 더 내기로 합의했다”거나 방위비분담금 협정이 “매우 불공평하다”고 언급하며 협상 전부터 노골적인 방위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방위비분담금은 이름과 다르게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별도로 맺은 협정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실제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이 얼마인지 모른채 미국의 요구에 맞춰 협정을 맺어왔다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매년 제공하는 1조원에 달하는 방위비분담금 이외에도 국방연구원 조사만 따르더라도 한국은 공여지와 카추사 병력 제공 등 직⋅간접 지원을 통해 매년 5조 원이 넘는 주한미군 주둔 경비를 부담해왔다. 여기에 한국은 대부분의 무기를 미국 무기체계에 의존하며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방위비분담금을 사용하지 않고 은행에 두고 이를 자의적으로 사용해왔다. 사용처도 영수증도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2018년 말 기준 방위비분담금 중 미집행액 1조원 이상이 은행에 있으며 미국은 별도 이자 수익까지 얻고 있다. 군사건설비 불법 전용 등으로 평택 미군기지 확장 공사비용 등 기지 이전비용 대부분을 충당했으며, 주한미군 주둔과 무관한 주일미군 항공기 정비 등 장비 보수 및 정비 등에 방위비분담금을 사용해 왔다.

미국이 요구하는 50억 달러는 2019년 대한민국 외교.통일 국가예산 5조 1천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비용이다. 약 39만 명에 달하는 사병 인건비 예산이 약 1조7천억 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방위비분담금이 얼마나 큰 규모인지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실제 미군주둔경비를 알 수 없을 뿐더러 그간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해온 한국의 방위비 분담비율 42%를 고려해도 5배에 달하는 증액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군사외교적 경쟁을 벌이며 비용을 동맹국들에 부담시키려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이 미국의 백지수표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2019년 8월 8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