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현안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소득재분배”를 강조하면서도 “소득세,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소득재분배 기조와 배치될 뿐만 아니라 대선 공약으로부터도 심각한 후퇴이다. 대선 시기에 문재인 대통령 캠프는 소득세 최고세율을 과세표준 ‘5억원 초과 40%’에서 ‘3억원 초과 42%’로 조정하고, 법인세 최고세율도 200억 초과 22%에서 500억 초과 25%로 상향하는 세제 개편을 시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는 세제 개편안은 40% 최고세율 적용 구간을 ‘5억원 초과’에서 ‘3억원 초과’로 확대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5억 원 이상의 최고 소득자에게는 단 돈 1원의 증세도 없고, 과세표준 3억-5억의 소득세 세율만 38%->40%로 2% 인상되는 결과가 되고 만다.

과연 연간 소득 5억 원 이상의 사람들은 어떻게 그 돈을 벌었을까? 병상의 이건희 씨는 2016년에 배당소득만으로 1950억 원을 벌었다. 하지만 그에게 적용되는 종합소득세 세율은 3억원 소득자와 똑같은 40%이다. 정부는 복지에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하여 근로소득 면세 범위를 줄이겠다고 한다. 하지만 근로소득자 중 면세 비중은 47%로 수치는 높아 보이지만, 대부분 연소득 2400만 원 대 이하의 노동자들이다. 임대소득 2000만 원 이하에 대한 과세는 2018년까지 2년간 유예하면서 근로소득 2000만 원 대 이하의 노동자에게는 기어코 세금을 걷어서 만드는 재원은, 도대체 누구의 복지를 위한 것인가?

세제 개편의 기본 방향은 열심히 피땀 흘려 일한 사람에게 더 많이 걷는 것이 아니라 자본과세와 재산과세, 다시 말해 불로소득에 더 과세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녹색당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법인세 명목/실효세율을 인상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은 2009년에 경제를 살리겠다면서 법인세 최고세율을 22%로 낮추었지만 경제가 살아나긴 커녕 대주주의 배당액과 회사의 사내유보금만 늘렸을 뿐이다. 더구나 법인세 실효세율은 각종 비과세, 감면 등으로 인해 16.6%(2016)에 불과하다.
둘째, 소득세 세율 구간을 세분화하고 최고 세율도 높여야 한다. 예를 들어 과세표준 5억 이상 42%, 7억 이상 45%, 9억 이상 50% 식으로 말이다.
셋째, 대주주의 주식양도 차익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고(현행 20%) 주식양도 차익 일반에 대해서도 과세해야 한다.
넷째, 이자, 배당 등 금융소득 2천만 원 이하는 현재 종합소득에 포함하지 않고 분리과세하고 있는데, 이 기준도 하향조정해야 한다.
다섯째, 1가구 1주택 보유자의 ‘2년 보유, 9억 원 이하’의 양도소득세 면제 조건을 축소해야 한다.
여섯째, 임대소득에 대한 각종 비과세를 폐지해야 하고, 임대소득의 종합과세 기준도 하향조정해야 한다.
일곱째, 상속증여세 구간을 늘리고 공제를 축소하며 최고세율(30억 초과 50%)도 상향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작년에 소득세 과세표준 5억 이상 구간을 신설하여 최고세율을 38%에서 40%로 인상하였다. 그 결과 올해부터 5억 이상 소득자 4만 6천 명 가량이 약 6,000억 정도의 세금을 더 내게 된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최고세율은 그대로 두고 4만 명 정도의 3억~5억 소득자들로 하여금 1,600억 가량을 더 내게 하려고 한다. 어느 것이 ‘부자증세’인가?

2017년 7월 12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