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17명은 퀴어 퍼레이드에 대한 혐오 성명서를 철회하고 사과하라

그리고 올해 열리는 20회 퀴어퍼레이드에 필참하라

 

지난 5월 7일 서울시 공무원 17명이 6월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퀴어 퍼레이드 개최를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서울시 공무원 17인은 퀴어문화축제 측이 광장사용 규칙을 어겼다면서 서울시와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가 광장사용 신고를 불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퀴어 퍼레이드가 시민에게 혐오감을 주었다, 모금판매 행위를 했다, 소음도 기준치 75데시벨 이상이었다 등의 근거를 들었다.

녹색당은 이 서울시 공무원 17인이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해보기나하고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인지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장에서는 퀴어 퍼레이드의 소음보다 퀴어 시민들을 괴롭히기 위해 맞불 집회를 여는 혐오세력의 소음이 훨씬 크다. 퀴어 퍼레이드 행사에 왔음에도 혐오세력 집회에서 들려오는 “퀴어는 병”이라는 혐오발언을 내내 듣고 있어야 할 정도다.
불과 몇백미터 근방에서 혐오 발언들이 쩌렁쩌렁 울려퍼지도록 대형 스피커를 설치하는 혐오세력 집회의 소음 기준치는 측정하였는지, 애초에 근접한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두, 세개 집회의 소음 측정을 도대체 어떻게 측정한 것인지 서울시 공무원 17인에게 되묻고 싶다.

또한 판매 행위를 문제 삼는다면 서울시는 할말 없다. 서울시가 개최하는 행사에서도 판매 사업을 운영하고 시민들의 구매를 독려하기 때문이다. 서울광장에서 4번이나 열린 ‘김장문화제’보면 ‘팔도김치장터’ 사업이 따로 있어 시민들이 김치를 구매하도록 한다. 서울 북 페스티벌에서는 책을, 농수산물 축제에서는 농수산물을 팔아왔다.
서울시 공무원 17인이 말하는 “영리를 목적으로 한 광고 및 판매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라는 조항이 “서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리 목적 판매 행위 금지’ 조항의 취지는 단순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 기업 등이 광장을 대여할 경우 ‘공공 공간’의 공공성을 훼손할 우려로 설립한 것이지 모든 거래 행위를 막으려는 목적은 아닐 것이다. 서울시 주최 광장 행사에서도 판매 행위가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퀴어문화축제 부스에선 인권시민단체들이 공익 활동을 위한 후원과 가입을 받는 것이어서, 영리를 위한 판매와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

퀴어 퍼레이드가 시민들에게 혐오감을 준다는 주장은 기가 찰 정도다. 혐오는 오히려 17명의 서울시 공무원이 내뿜고 있다. 동성애 행사는 청소년과 어린이가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해야한다는 주장이나, 다수의 시민은 퀴어행사에 반대하기 때문에 불수리 해야한다는 주장은 소수자를 억압하려는 혐오 그 자체다.
‘공무원’은 공평할 공 公 힘쓸 무務 를 써 공평을 위해 힘써야 함을 내포한다. 서울시 공무원 17인은 공평과 평등에 힘써야 할 공무원의 본분을 잊고, 편견 어린 시선으로 입맛에 맞는 조항을 들어 어떻게든 서울 퀴어 시민들의 광장 사용을 막으려는 것이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퀴어 퍼레이드와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 시민들이 삶의 위협을 이겨내고 사회적 편견을 바꾸기 위해 20년 간 운영해온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행사다. 이 땅에도 성소수자가 살고 있음을 알리고, 다양성을 보장하는 사회로의 변화를 촉구하는 축제이기도 하다.
해외 각 지자체 정부는 오히려 해당 지역의 퀴어문화축제를 돕는다. 성소수자도 동등한 시민이라는 인권 의식과 공무를 행하는 자는 무엇보다 시민의 인권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의식이 바탕이기 때문 아닐까. 이렇게 축제를 도와도 모자랄 망정 축제 개최를 반대하다니 참으로 부끄러운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 공무원 17인은 혐오적 성명서 발표를 즉각 사과하고 철회하라. 또한 20회 서울문화축제에 참여하여 어떻게 하면 서울시가 성소수자 인권 보장에 힘쓸 수 있을지 구상하라. 없는 인권 인식이 한순간에 생겨나지는 않겠지만 공무를 행하고 있는 자인 이상 노력이라도 해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서울시 공무원 발 혐오 성명 사건을 그냥 흘려 넘겨서는 안된다. “서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 6조는 “시장은 광장 사용신고자의 성별·장애·정치적 이념·종교 등을 이유로 광장 사용에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명확하게 명시하고 있다. 서울시장으로서 10만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하여 성소수자 인권 보장을 외치는 퀴어문화 축제에 지지 의사를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서울시민은 언제 또 다시 서울시 공무원 발 혐오 성명서를 보게 될지 모른다.

 

2019년 5월 9일

녹색당.서울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