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열한 ‘혐오범죄’
성소수자 광고 훼손 엄벌하라

 

서울 신촌역에 게시된 성소수자 인권 캠페인 광고가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날카로운 도구로 갈기갈기 찢기고 훼손됐다.

 

광고는 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T)인 5월 17일을 맞아 게시하려 했으나 서울교통공사가 부당하게 거부했다. 심의 위원과 거부 이유도 모두 비공개하고, 심지어 재심의 후 게시하더라도 민원이 발생하면 즉시 철거하고 환불도 되지 않는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넣는 등 고초를 겪고서야 두 달이나 늦춰진 8월 1일에 한 달 게시가 겨우 성사될 수 있었다. 그런데 단 하루도 지나지 않은 다음 날 아침, 칼이나 가위 등으로 여러 번 찢은 듯한 섬뜩한 모습으로 파손된 채 발견된 것이다.

 

성소수자 517명의 사진을 이어붙여 적은 “성소수자는 당신의 일상 속에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견디지 못해, 잔인하게 난도질하는 폭력을 어떻게 봐야 할까. 그들에게 과연 성소수자의 사진과 평등의 문구만이 표적일까. 이들이 공공연히 혐오를 표출할 때 성소수자가 안전한 일상을 누릴 수 있을까.

 

이는 단순한 재물손괴나 공공기물 파손이 아니다. 전형적인 ‘혐오범죄’다.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증오와 공격을 선동하는 테러 행위다. 언제든 성소수자에 대한 더 끔찍한 위해와 폭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이런 혐오 기반 범죄를 강력히 처벌하지 않는다면 자유와 평등은 휴짓조각일 뿐이다. 같은 공동체 시민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윤리를 깨며 소수자를 위협하는 이들에게 엄중한 경고가 있어야 한다.

 

녹색당은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여러 시민과 단체 중의 하나로서 더욱 참담함을 느낀다. 공공장소에서 버젓이 일어난 상식 밖의 범죄. 그 배후에는 방임하는 국가가 있다. 차별금지법조차 제정을 미루는 정부와 국회가 있는데 혐오집단이 누구 눈치를 보겠는가. 갈가리 찢어진 광고물이 시민들의 마음이다.

 

2020년 8월 3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