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법, 화관법 개정 시도를 규탄한다

시민의 안전에 대한 사회적 합의, 더 이상 후퇴할 수 없다

 

각종 화학물질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담보하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인 화평법(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과 화관법(화학물질 관리법)을 뒤흔드는 시도들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경제위기 대응책이라는 명분이 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8월 8일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화평법과 화관법의 개정안을 올해 정기 국회 때 통과시킨다는 목표로 환경부 등 정부와 협의를 통해 개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개정안에 담을 내용은 ‘불필요한 신규물질 증명 테스트나 심사는 줄이고 내용도 산업 및 연구 실정에 맞게 현실화하는 방향’일 것이라고 한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산업안전 인증기한 단축 조치 등도 여전히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고 첨언하며, 더욱 강력히 화학물질 안전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소재와 부품의 국산화에 최대 걸림돌로 화평법과 화관법을 지목해 온 경제단체와 주요 경제지 등 일부 언론의 여론몰이가 거세지고 있는 모양새다. 녹색당은 이 같은 흐름에 강력히 문제제기하며,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이 정치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고자 한다.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을 미끼로 소재와 부품을 국산화한들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경제 회생 정책인지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화관법과 화평법은 2011년 다수의 시민들이 사망하거나 폐질환을 갖게 된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가 확정된 이후, 지난한 사회적 합의를 거쳐 만들어진 법이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지구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수많은 위험요소들을 마주하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화학물질로 인한 위협이다. 경제발전이라는 명분 하에 무분별하게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했던 행위들이 생명을 위협하는 현상들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화평법과 화관법은 경제위기 해결의 걸림돌이 아니라, 시민 안전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패막이다.

그 뿐 아니다. 방사능과 같이 사회적으로 이미 충분히 확인된 치명적인 위협에 대해서도 우리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이 와중에 시민안전에 대한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합의를 후퇴시킨다는 것을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이후에야 시작된 치열한 토론 과정으로 만들어진 소중한 사회적 합의가 흔들리고 있다. 그것도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말이다. 녹색당은 시민의 안전이 후퇴하지 않도록 더 알리고, 더 싸우며, 동료시민들과의 연대를 넓혀갈 것이다.

 

2019년 8월 9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