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에 연대하는
우리 모두가
여성이다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100:64로 OECD가 이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후 한 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저임금 여성 노동자 비율도 35%로 OECD 최고 수준이다. 여성 국회의원은 전체의 17%로 앞순위 국가들과 큰 격차를 보이며 OECD 최하위권이다. 역대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장 중 여성은 0명이었다. 500대 기업 중 여성 임원 비율은 2.7%, 여성 임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기업은 67.2%로 유리천장지수 5년 연속 OECD 최하위다.

맞벌이 가정에서 기혼여성의 가사노동 시간은 기혼남성의 8배에 달한다. 재직 중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8%가 직장 내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가정폭력과 성폭력 피해자 중 경찰 신고율은 2%도 안 되며, 신고해도 기소율은 가정폭력 8.5%, 성폭력 33%에 머문다. 한 해 평균 90명의 여성이 남편, 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게 살해당하고, 이는 언론에 보도된 사건만을 기준으로 한 최소치다.

이런 참담한 수치를 앞에 두고 우리는 3.8 여성의 날을 맞는다. 지표가 엄연히 나타내는 심각한 수준의 성차별과도 맞서야 하지만, 과장·왜곡된 자료이며 성차별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억지와도 싸워야 한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조차 20대 남성의 국정지지율 하락을 여성의 이기주의와 페미니즘 탓으로 돌리는 오늘이다. 성차별 개선보다 백래쉬와 남성들의 피해의식이 더 먼저 몰아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더는 물러설 수도,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는 우리는 전열을 가다듬고 마음을 다지며 연대의 손을 내민다. 자신을 여성으로 정체화한 사람뿐만 아니라, 공기처럼 당연한 성차별과 성폭력에 숨이 막히는 이들, 성별이분법과 정상가족주의의 불합리에 저항하는 이들, 가부장제와 남성중심구조의 부정의에 고통받는 이들, 사회적 모순을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폭력으로 눈가림하는 기득권에 투쟁하는 모두에게 호소한다.

약자 간의 연대와 정의로운 투쟁의 이름으로 모두가 여성임을 선언하자. 소외된 이들의 손을 맞잡는 우리가 여성이다. 약자에 공감하고 억압당하는 소수자의 고통에 공명하는 우리 모두가 여성이다. 일상화된 여성의 성적대상화에 신물이 나는 모두가 여성이다. 여성의 몸과 노동의 착취에 기반해 굴러가는 야만적인 시스템에 저항하는 우리가 여성이다. 지긋지긋한 여성에 대한 폭력 앞에 당신은 왜 여성이 아니란 말인가.

녹색당은 오늘 ‘내가 바로 여성’이라고 당당히 선언할 이들과 함께 다짐한다. 쉽지도 짧지도 않을 지난한 싸움일 것이나 우애와 낙관으로 연대의 손을 잡고 품위를 잃지 않으며 맞설 것이다. 저열한 약자 혐오와 기득권의 역풍에 꺾이지 않을 것이다. 해뜨기 직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 했던가. 저항하는 약자들의 언어이자 무기인 페미니즘으로 여성들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2019년 3월 8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