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청소년을 보호하려 할 텐가

-안철수는 ‘퀴어특구’ 발언 사과하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오후 서울시장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퀴어축제에 대해 “특화된 곳을 만들어서” “원하는 사람들끼리 하면 되지 않느냐”며 ‘퀴어특구’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아이들이 보기에 문제가 많다.’라는 이유에서다.

일상적으로 비가시화되는 소수자인 퀴어는 존재를 드러내는 것 자체가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 퀴어 축제에서는 일상의 공간, 시민의 공간에서 지워진 퀴어가 전면으로 등장한다. 이는 퀴어와 엘라이들의 즐겁고 특별한 비일상의 ‘축제’일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퀴어의 시민성을 주장하고 퀴어를 배제하는 사회에 문제를 제기하는 ‘집회’이기도 하다. 할로윈에 이태원에 가서 재밌게 축제를 즐기는 것과는 아예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퀴어 축제를 반대하며 퀴어 특구를 만들자는 논리는 퀴어가 자신을 자유롭게 드러낼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넘어서, 그들을 시민의 공간에서 추방시켜 비가시화하는 것으로 성소수자 차별이며 혐오이다.

또한, 이 발언은 청소년 성소수자를 존중하지 않고, 마치 청소년은 모두가 이성애자이며 동성애에 물들 가능성이 있는 존재로 취급한다. 트랜스젠더의 경우 8~9살 정도부터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식하며, 15살 전후로 자신의 성적 지향을 인식한다고 한다. 이미 많은 청소년 퀴어가 존재함에도, ‘아이들’을 퀴어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발상은 보호주의적인 구시대적 발상이다.

명소가 되고 관광객이 찾아오길 원한다면, 전국 20,000여 개 학교 운동장에서 퀴어축제를 열자. 학교는 어디보다 퀴어가 존재하기 어려운 공간이다. 2015년 교육부는 기존 교육안에서 성소수자 관련 내용을 삭제했고, 아직 ‘양성평등’이란 말이 버젓이 쓰인다. 학교에 만연한 혐오를 없애기 위해 퀴어축제를 모든 학교에서 개최한다면, 교내 퀴어 구성원의 자긍심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선도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인천 소재의 ‘ㅅ’고등학교에서는 교내성평등교육위원회가 주관하여 퀴어 축제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당시 학교 구성원의 약 80%가 참여했다. 퀴어를 공부해왔던 이들과 퀴어를 모르거나 낯설어하는 이들이 어울려 축제를 즐겼다.

특히 그동안 자신을 쉽게 들어낼 수 없었던 청소년 퀴어들은 축제에서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즐겁고 시끄럽게 등장했으며, 보편적 일상의 공간인 학교에서 우리의 존재를 알리고, 우리와 너희의 울타리를 허물었다. 교내 퀴어 축제는 소외되어왔던 성소수자 학생을 포함하여 모든 학생이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는 긍정적 기회인 셈이다.

‘아이들’의 정서를 위해, ‘아이들’이 그 모습 그대로 존중받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려면 퀴어 축제를 열자. ‘아이들’은 퀴어인 자신이 안전하게 존중받으며 사는 것이 필요할 뿐이다.

2021년 4월 1일

청소년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