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에너지정책 토론회를 통해서 ‘에너지 민영화’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2일, 국회에서 개최된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 측이 한전이 독점하고 있는 전력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를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안철수 후보가 ‘에너지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그러나 한전이 독점한 전력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주장 자체가 ‘에너지 민영화’이며 전력산업의 공공성의 훼손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국의 전력산업을 독점하고 있는 한전은 개발주의 시대의 산물이다. 값싼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이를 위해서 발전/송전 설비를 확대해나가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그 결과 핵발전 사고 우려,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량 증가, 초고압 송전선 문제 등, 전국 각지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런 개발주의 시대의 공공성과는 결별해야 한다.

각론과 실행 의지에 대해서는 더 지켜볼 일이지만, 다른 후보들과 함께 안철수 후보도 핵발전과 석탄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겠다는 ‘2017년 에너지 컨센서스’에 동참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봤을 때, 한전 독점 시장의 개방 주장은 핵과 석탄 발전에 매달리고 있는 전력산업을 개편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제시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각 후보 캠프가 정책 방향만 제시하고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같은 논란 많은 쟁점은 회피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적어도 이 점에 관해서는 안철수 후보 측을 칭찬하고 싶다.

문제는 한전의 전력시장 독점을 깨는 방식이다. 사실 정부는 오래전부터 전력산업을 분할하고 민영화해서 국내외 대기업들에게 넘겨주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이를 조금씩 추진해왔다. 최근 들어 한전 발전 자회사의 주식 상장과 판매시장을 개방하려는 시도는 ‘우회적인 민영화’로 평가받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런 민영화가 이루어지면 전력산업의 공공성이 약화되어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안철수 캠프의 주장과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다른지 설명이 필요하다. 에너지전환을 목표로 하는 전력시장의 개방이 대기업들의 호주머니만 두둑하게 만드는 결과로만 귀결되지 않을지 우려스럽다.

녹색당은 지난 3월 5일, 탈핵·탈석탄 에너지전환 5대 정책을 발표하면서 한전의 전력시장 독점 체제를 깨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전력시장 개편의 방향은 에너지분권과 전력산업의 공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전을 지역적으로 분할하고 이를 지자체들이 설립한 지방에너지공사가 인수해서 지배적인 사업자로 운영하도록 하여 공공성을 유지하되, 지역의 에너지협동조합을 비롯하여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의 협력과 경쟁을 통해서 에너지전환을 추진해갈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녹색당은 각 대선 후보에게 위와 같은 제안을 숙제로 던지고자 한다. 에너지전환과 에너지분권을 위해서 전력산업 구조를 어떻게 개편하는 것이 타당한지 함께 토론하자. 안철수 후보 측과 녹색당의 주장에서부터 토론을 시작할 수 있을 터이다.

 

2017년 4월 18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