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한국기독교연합(한기연)을 찾아가 했다는 말은 보는 이의 눈을 의심케 한다. “여가부는 절대로 동성애를 인정하거나 성소수자를 옹호하는 정책과도 무관하다”.

발언을 전한 기독교 계열 언론사의 기사가 혹시 오보는 아닌지 의심할 정도로 믿기 어려운 참담한 언사다. 이게 국가의 성평등 정책을 관장하는 부처 장관이 공식석상에서 할 말인가.

여가부는 대체 무엇을 하는 기관인가. 성역할 성실히 수행하고 ‘정상가족’ 내에서 출산 열심히 하는 이성애자 생물학적 여성만 선별해서 알량한 시혜적 복지나 주는 기관인가. 만에 하나라도 여성들 간의 이런 갈라치기를 염두 한 것이라면 여가부는 여성인권을 도리어 퇴행시키는 기관으로 당장 폐지해야 한다.

여성들은 성적지향, 지정성별, 장애여부, 용모, 나이, 국적, 인종, 혼인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등 수없이 다양한 정체성과 사회적 맥락 속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저마다의 성차별을 겪는다. 공고한 젠더위계는 여성들을 편협하고 폭력적인 성규범에 옭아매고 이는 성소수자 차별과 혐오에도 똑같이 작용한다.

가부장제, 성별이분법, 이성애규범, 성역할강요, 정상가족주의 등은 여성과 성소수자 모두를 억압하고 비시민이자 비인간으로 취급한다. 이런 뿌리깊은 사회적 문화적 성차별과 젠더위계를 타파해야 성소수자 인권을 포함한 성평등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성평등과 성소수자 인권이 별개일 수 있다는 무지함에 성소수자 혐오표현을 공개적으로 할 정도로 양식도 갖추지 못한 인사라면 그는 여가부 장관 자격이 없다.

마땅히 국가가 수행해야할 복지서비스를 대형교회에 떠넘기고 이를 구걸하기 위해 소수자 인권을 혐오세력에 팔아먹은 것이라면 더욱 그 염치없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여성가족부와 정현백 여가부 장관은 공개적인 성소수자 차별 발언을 즉각 해명하라. 그리고 시대착오적이며 반인권적 인식과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한 치도 진전 없는 행보에 부끄러운 줄을 알라.

2018년 2월 9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