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2년간을 성찰하며 정치개혁을 다짐하는 날이어야
– 6.10 민주항쟁 32주년을 맞아 –

 

오늘은 6.10. 민주항쟁 32주년이다. 군사독재정권의 폭압에 맞서서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외쳤던 32년전의 뜨거운 행동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민주화의 길로 접어들 수 있었다.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영령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맞는다.

그러나 다른 이유들 때문에도 오늘을 맞는 마음이 무거운 것이 현실이다. 87년 이후에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험난한 길을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심해지고 있다. 1987년에 사회로 나온 20살 청년이 부딪힌 현실보다 지금 사회로 나오는 20살 청년이 부딪히는 현실이 더 가혹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괜찮은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든 것은 물론이고, 뛰어오른 집값과 전.월세는 안정적인 주거를 꿈꾸는 것조차 어렵게 만들고 있다.

모든 사람에게 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1987년 이후에도 여성들은 성차별.성폭력에 시달려왔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여전하고, 청소년들은 정치적 의사표현의 권리조차 박탈당해 왔다. 민주화에도 불구하고 온전한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무분별한 개발과 성장추구는 미세먼지로 덮인 하늘과 기후변화로 위협받는 현실을 만들었다. 이런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는 오늘도 정쟁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32년전을 추억하는 날이 아니라, 지난 32년간을 성찰하는 날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어디에서 막혀 있는지, 무엇이 지금과 같은 현실을 낳았는지를 돌아봐야 한다.

변화의 출발은 정치개혁이 될 수밖에 없다. 정치가 바뀌어야 문제를 풀 수 있다. 1인1표의 선거를 실시하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드러났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해서 1표의 가치가 의석으로 공정하게 반영되게 하는 것이 진정한 정치변화의 시작이다. 그것을 통해 여성, 청년, 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 세입자들의 정치적 목소리가 국회에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강력한 국회특권 폐지와 국민소환제 도입을 통해 주권자위에 군림하는 국회가 아니라 주권자가 통제할 수 있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대통령을 직선으로 선출하는 많은 국가들이 도입하고 있는 결선투표제도 도입해야 한다.

87년에 민주헌법 쟁취를 외쳤던 것처럼, 지금도 국민의 기본권과 민주주의를 확대할 수 있는 헌법개정이 필요하다. 기후변화와 같은 생태위기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헌법속에 담겨야 한다. 토지공개념을 강화하고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것도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보다 인간답게 살 수 있고 지속가능한 미래가 있는 민주공화국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2019년 6월 10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