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살인사건 4주기
우리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10번 출구 한 건물에서 여성이 무참히 살해됐다. 범인은 6명의 남성을 그대로 보내고 여성이 들어오자 잔인하게 난도질했다. 그는 여자들이 자신을 무시해서라고 살해 동기를 뇌까렸다.

 

우리는 ‘여성혐오’라고 했고 그들은 ‘묻지마 범죄’라고 했다. 그들은 우리의 경험을 부정하고 해석을 지우며 우리의 언어를 빼앗으려 했다. 우리는 울었고 두려웠고 분노했으며 결국 서로를 발견했다.

 

너는 나였다. 너는 나의 용기였으며 내가 너의 위안이었다. 네가 있어 나는 눈물을 닦았고 다시 일어섰다. 한 명을 잔인하게 잃었으나 다시는 이렇게 잃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4년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것이 변했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그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이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여성혐오는 여전히 만연하고 성착취는 일상이다. 세상은 여성을 모멸하다 떠받들고 조롱하다 동정한다. 우리는 저항하고 외치고 행동할 것이며 기어코 이 억압을 부술 것이다.

 

숱한 이견과 차이, 다름과 오해에도 우리는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의 연대는 그만큼 고귀하며 절박하도록 단단하다. 끝내 너는 나의 손을 잡을 것이다.

 

나의 부끄러운 흠결과 보잘것없는 미력에도 너는 내 손을 잡아줄 것이다. 네가 나의 손을 잡는 날 우리가 서로의 손을 잡는 그날, 나는 결코 너의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

 

2020년 5월 17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