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 참사 12주기

단속 구금 추방은 오늘도 계속된다

 

2007년 2월 11일, 여수출입국관리소 외국인‘보호소’에 화재가 발생해 이주노동자 10명이 사망하고 17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중 출입문과 철창으로 차단된 좁은 방에 재소자와 다를 바 없이 갇혀 있던 이들은 꼼짝없이 참사를 당했다.

 

폭력적 단속과 구금, 추방 일변도의 미등록이주민 정책이 범한 사회적 살인이었다. 사람에게 불법이라 낙인찍어 사냥하듯 단속하고 길게는 1년이 넘게 가뒀다 쫓아내는 폭력적 방식. 12년이 지난 지금도 이 비인도적 정책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9월 미얀마 출신 건설노동자 딴저테이 씨가 야만적 단속을 피하려다 추락하여 끝내 숨졌다. 그는 한국인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났다. 그러나 곧이어 10월 정부는 건설업 등에 집중단속 특별대책을 시행했고, 올해 주요 계획으로 경찰청과 협력한 대규모 집중단속을 예고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가 ‘국민 일자리’를 잠식한다며 단속 강화를 정당화하나 어불성설이다. 무자비한 단속은 미등록이주민을 더욱 열악한 상황으로 내몰고 이는 전체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킨다. 이주민이 더 위험한 경로로 입국하고 더 비싼 비용을 치르게 할 뿐 관련한 어떤 문제의 해결책도 될 수 없다.

 

지난 2월 8일 자한당 이완영 의원이 대표 발의한 ‘외국인근로자 최저임금 차등적용법’은 국제협약에 정면으로 반하는 인종차별적 법안임은 물론, 이주노동자 임금을 끌어내려 전체 노동자 처우 하락을 압박하는 개악 시도다. 사회 경제적 모순을 약자에 대한 편견과 착취로 모면하려는 비열한 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토끼몰이식으로 잡아들여 추방하는 미등록이주민 정책의 근본적 개선 없이는, 사회적 자원은 자원대로 낭비되고 사회적 갈등은 갈등대로 심화 된다. 단속, 감금, 추방 기조는 등록이든 미등록이든 이주노동자에 대한 반감과 적대만 커지게 한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합법화하고 출입국‧외국인 정책을 인권과 평등의 관점으로 재설계하는 것이 반복되는 비극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이 땅에서 목숨을 잃은 이주노동자들의 안식을 빈다.

 

2019년 2월 11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