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의 공식 사과와 문재인 정부의 갈등해결 계획수립을 촉구했다. 지난 4월 산자부와 밀양대책위는 외부전문가 그룹의 제안을 받아들여 5인의 정부조사단을 구성하고 마을공동체파괴와 재산피해, 건강피해에 대해 6개월에서 1년간 진상조사를 한 뒤 제도를 개선하자는 합의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책임자인 산자부 장관의 5월 11일 밀양 방문도 추진되었다. 그런데 5월 10일 산자부는 장관의 방문을 유보한다는 통보와 함께, 가까스로 의견을 모은 조사단 구성 합의를 장관 방문 예정일 하루 전에 갑자기 2인 더 추가하자는 제안으로 깨버렸다. 합의의 기본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밀양대책위는 이를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 갈등 해결을 위해 13년을 기다려온 주민들은 또다시 정부에게 기만을 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제 18대 대선 때 밀양송전탑 전면 재검토 공약을 내걸었고 국회의원 시절 현장을 찾아 도울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19대 대선 때에도 밀양 주민들이 건넨 ‘밀양 765V 송전탑 OUT’이란 피켓과 꽃다발, 그리고 지지선언을 받았다. 2017년 6월 19일, 고리1호기 영구폐쇄식장에서 밀양 주민들의 간절한 호소를 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또다시 정부가 주민들을 기만하며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탈핵을 내세웠지만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이후 진전된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외려 핵발전소 수출이 정부의 핵심과제가 되었고, 파이로프로세싱(고준위핵폐기물 건식재처리)과 소듐냉각고속로(SFR) 사업에 대한 지원도 재개되었다. 그러면서 밀양 송전탑 문제 해결은 정부의 주요과제에서 점점 더 뒤로 밀려났다.

녹색당은 이런 사태의 배후에 산자부 백운규 장관과 산자부 내의 에너지 적폐세력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산자부 장관은 이 일에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에너지 적폐세력을 청산하라. 그리고 탈핵 로드맵에 걸맞는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라. 마지막으로 정부는 13년 동안 기다려온 밀양 주민들을 더 기다리게 하지 말라. 밀양은 남북한간의 거리보다 가깝다.

 

 

2018년 5월 31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