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제주도에서 4.3추념회가 열릴 때 충남도의회는 인권조례 폐지를 재가결했다. 특별한 일이 아니다. 청와대가 비례성을 반영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개헌안에 담고 있을 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의회 선거구를 자유한국당과 나눠먹었다. 청와대가 개혁을 부르짖으며 지지를 얻을 때 지금도 민주당은 자유한국당과 절충하며 정당법을 후퇴시키고 있다. 이 모순되듯 보이는 풍경이 한국정치의 적나라한 현실이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를 좌파라고 비난하며 자기 지지층을 잘 관리하면 된다. 여당은 못 되어도 지방선거에서 자기 지역 챙기고 총선에서 일정 수만 당선시키면 지금처럼 떵떵거릴 수 있다.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발목을 잡는다고 울먹이며 지금처럼 우리를 밀어줘야 개혁이 가능하다고 우기면 된다. 자기 몫만 잘 챙기면 된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은 같은 기득권이다. 그러다보니 색깔이 모호한 바른미래당이 야당 역할을 맡고 있는, 고군분투하는 정의당의 활동이 잘 알려지지 않는 웃픈 현실이 또 한국정치의 민낯이다.

정치의 모순은 누적되고 있다. 탈핵을 표방한 정부가 핵발전소 수출에 힘을 쏟고 있고,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정부가 석탄화력발전소를 더 짓겠다고 한다. 촛불과 정치개혁을 내세웠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울시의회의 선거구 쪼개기에 대해 재의요구조차 하지 않았고 토목사업을 줄인다더니 서부간선도로, 동부간선도로 대규모지하화 공사에 나섰다. 왼쪽 깜빡이 키고 오른쪽으로 돈다는 모순은 지금도 재현되고 있고, 이런 일들은 시민들의 삶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안타까운 점은 바로 이 현실에서 정치가 시작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어렵고 힘들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러려고 촛불을 들었나 낙담할 필요는 없다. 시민들에게는 투표권이 있고, 국회의원은 없으나 다양한 가치를 내걸고 활동하는 소수정당들이 있다. 몇년 뒤에 그때 괜히 찍어줬어라고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오늘을 위해 선택해야 한다. 무엇이 선택의 기준이어야 할지 애매하다면 기득권이 없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다. 그래야 현재의 불평등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다. 힘이 있어야 바꾸지라고 말하는 순간 그건 기득권을 지탱시키는 힘으로 변질되기 때문이다.

녹색당은 지난 3월 31일 대의원대회를 마치고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들을 소개했다. ‘동네에서 지구까지’를 슬로건으로 내건 녹색당의 지역구 후보자들의 평균 연령은  32.9세이고 67% 가 여성이다. 이들이 권력을 가져야 세상이 바뀐다.

 

 

2018년 4월 4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