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 수납노동자 고공농성 9일째
착취의 사슬 끊고 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하라!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40여 명이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구조물 위에서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오늘로 9일째다. 비닐이 녹을 정도의 폭염과 사방을 시커멓게 그을린 매연으로 농성자들의 건강은 매우 위중한 상태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 하나,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이다. 급여 인상도, 기존 정규직과 같은 처우도 아니다. 몇 개월 단위로 재계약하는 고용 불안 때문에 성추행과 모욕을 당해도 해고의 두려움으로 참는 비참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것이다.

 

요금수납원들이 2013년에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도 1심과 이후 2심 법원 모두 수납원들의 외주화는 불법 파견이며 공사가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도로공사는 그러나 2년이 지나도록 대법원 결정을 기다린다며 직접고용을 미뤘다.

 

지난 7월 1일 공사는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서비스’를 출범했다. 수납원들에 대한 회유와 협박이 난무한 끝에 자회사 전환에 동의한 5,000명을 도로공사서비스로 소속 이전했다. 마지막까지 직접고용을 주장한 1,500명의 노동자는 해고해 버렸다.

 

수납노동자들의 비정규직화와 자회사 이전은 모두 철저히 ‘그들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다. 용역업체 운영은 공사 퇴직 간부들이 도맡아 왔다. 이번에 출범한 공사서비스 사장도 공사 사장과 동일인이다. 업무도 여전히 도로공사가 지휘한다. 추후 간편한 구조조정을 위한 꼼수인 것이다.

 

용역업체 대신 자회사로 바뀌었을 뿐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에 떨어야 하는 것, 그래서 부당한 일에 항의도 못하고 견디며 일해야 하는 처지는 똑같다는 절박함에, 노동자들이 톨게이트 지붕에 올랐다. 수년을 참다 소송까지 해서 받아낸 근로자 지위 확인도 물거품이라는 억울함에 몸이 망가지는 것도 감수한다.

 

장기적으로 요금수납 업무의 자동화는 막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톨게이트 노동자들 연령이 높기 때문에 국가가 의지만 있다면 수납원 자연 퇴직 속도와 자동화 속도를 맞출 수 있다. 산업구조가 바뀌고 신산업이 혁신할 때, 구산업의 노동자들이 연착륙할 수 있는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차량이 바로 옆 도로를 내달려 부스는 쉼 없이 흔들리고, 좁고 열악한 부스 안에서 종일 일해도 임금은 만년 공사 정규직의 4분의 1도 되지 않는 수납노동자들. 연차도 수당도 퇴직금도 없는 이들의 마지막 절규를 잔인하게 무시하고 해고로 답하는 건,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공기업의 태도가 아니다.

 

한국도로공사는 수납노동자들에게 참담한 횡포를 즉각 중단하고, 요금수납원들을 공사에 직접 고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2019년 7월 8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