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연구원에게도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대학원생들이 지난 8일부터 한 달이 다 되도록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이다. 대학 소속 학생연구원에게도 산재보험을 적용하도록 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서다.

 

학생연구원을 포함한 대학의 연구종사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즉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것이다. 연구실 등 업무 현장에서 일하다 재해를 입어도 대학원생들은 산재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산재보험은 치료비 무한 지급, 휴업급여 지급, 간병비 지원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사회 보장이 가능하다. 반면 학생연구원들이 가입하는 연구실안전법상의 연구자보험은 민간 보험으로서 배상의 범위가 한정적이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933건의 연구실 사고 중 약 60%인 585건이 대학에서 발생했다. 전국 4천여 개 연구기관 중 대학 연구실이 불과 8.8%인 338개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위험한 수준이다. 대학 실험실, 실습실 사고는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2월, 경북대 실험실에서 폭발이 일어나 학생 5명이 부상하고 한 명은 전신 80% 이상에 4도 중증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구자보험으로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경북대조차 치료비 지급을 중단한 상태다.

 

현재 발의된 산재보험법 개정안은, 대학의 연구활동 종사자들에게 산재보험을 적용하기 위해 ‘학생연구원 특례조항’ 추가하는 방식이다. 업무상 재해 위험에 노출돼있는 대학원생들에게 당장의 보호가 필요하기에 시급히 통과돼야 마땅하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특례조항’을 신설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연구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대우하는 것이다. 이들은 학생인 동시에 엄연한 노동자다. 특정 시간에 정해진 장소로 출근해 지휘와 감독을 받으며 일하고 있다.

 

조교, 학생연구원, 학회 간사, 대학 강사 등 대학원생들은 수많은 이름으로 노동한다. 그러나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할 뿐 아니라 노동자성 자체도 인정받지 못한다. 취약한 사회안전망 속에서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산재가 발생해도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

 

하루빨리 학생 노동자들에게 온전한 노동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2020년 11월 30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