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을 그저 ‘사태’라고 기억하는 당신
너의 기억 나의 기억 그리고 우리의 기억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9일 선거 유세 중 모교인 성균관대 앞에서 추억을 회상하며 했다는 발언에 잠시 정신이 아득해진다.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그래서 학교가 휴교 되고 이랬던 기억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비상계엄이 내려지고 전국의 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졌던 상황을 그는 떠올렸을 것이다. 이 땅에 피바람이 불던 그때. 법대 4학년이었던 황교안은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한다.

 

군사 독재에 맞서다 생때같은 이들이 학살당한, 잊으려야 결코 잊을 수가 없어 가슴에 묻은 참극이 한 정치인에겐 학교가 휴교해야 했던 가물거리는 ‘사태’에 불과한 것이다.

 

빈궁하고 안이한 역사 인식을 비판하는 것으로 논평을 마치기에 그가 우리 정치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은 너무 크다. 제1야당의 대표이자 차기 대권을 노리는 그다.

 

올해도 5월이면 광주에선 향냄새가 흐를 테고 오늘도 전두환은 멀쩡히 살아 골프로 여생을 보내는데. 누가 그에게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 망각의 권한을 주었는가.

 

보수 진보도 좌우의 문제도 아니다. 감히 저런 자가 국민을 대의 하겠다고 나설 수 있는 지금의 정치판을, 저 정당을 어떻게 심판할 것인가.

 

기득권 정당들이 적대적으로 공존하며 이합집산과 야합을 반복해 권력을 영속하는 정치 체제를 깨야 한다. 실력 있고 정당다운 정당이 원내에 들어가 무능하고 탐욕스러운 국회를 바꿔야 한다.

 

황교안은 어디에서 뚝 떨어진 자가 아니라 우리 정치가 만들어낸 괴물이다. 체제를 근본적으로 갈아엎어야 감히 저런 인식으로 국회의원을,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는 후안무치가 사라진다.

 

녹색당이 이번 총선에 기필코 원내에 들어가 낡은 한국 정치를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하는데 앞장서겠다.

 

2020년 2월 11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