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에 묻는다. 왜 가만히 있었는가?

지중화 송전선 인근의 전자파 위험을 방치한 이유를 밝혀라.

 

녹색당은 지난 3월 11일, 노원구의 모 유치원 주변의 전자파 세기를 측정하여 공개한 바 있다. 어린이집 1집 입구 옹벽 옆에서는 93.9mG까지 측정되었다. 녹색당의 제보로 이루어진 jtbc의 취재에 의하면 해당 유치원 내부에서 측정된 전자파의 세기는 55mG이었다. 언론 보도 이후에 한전이 직접 측정하였을 때도 2층 옥상 놀이터의 전자파 세기가 34mG였다. 일상적인 조건에서는 나올 수 없는 전자파 세기였다. 고압송전선 전자파는 세계보건기구에 의해서 발암물질로 지정되어 있다.

 

2014년 10월의 지적 이후, 한전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해당 유치원은 154kV 의정부-상계 구간의 지중화 구간을 지나는 도로에 인접해 있으며, 2014년 10월 14일에 있었던 전문기관(환경보건시민센터)의 조사 당시 무려 150mG(밀리가우스)의 전자파 세기가 측정되었던 곳이다. 당시 한전은 언론을 통해 “이번에 전자파 수치가 높게 나온 어린이집 등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치를 취하고 앞으로 지중선로에 대한 전자파 대책을 제대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었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시점에, 해당 유치원 주변에서 측정된 전자파 세기는 크게 줄어들지 않는 상황이다. 한국전력이 약속과 다르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던 것이다.

 

급성단기노출 기준으로, 영유아의 장기노출의 건강영향을 평가할 수 없다.

 

한국전력은 언론보도 이후 유치원 간담회(3월 15일)에서 배포한 자료 및 한전 측 전문가 발언을 통해서 측정된 전자파가 아이들의 건강에 별 영향이 없는 수준이라고 주장하였다. 한전이 초고압 송전선의 전자파가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의 근거는 국내 기준인 833mG보다 측정된 전자파가 크게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환경보건시민센터의 최예용 소장/환경보건학 박사 등)에 의하면 833mG는 작업자 등에 대한 급성단기노출의 기준이며, 주거지 등에서 장기적으로 노출되는 위험을 평가하는 기준은 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해외 연구에서 3~4mG만으로도 소아백혈병 발병율이 1.7~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해서는 안되는 일이다. 참고로 덴마크와 스위스는 전자파 위험 기준을 4mG, 10mG로 정하고 있다. 한국전력은 이와 같은 전문가들의 지적에 대해서 제대로 답해야 한다.

 

주민들과 노원구청만 발 동동, 한전은 여전히 뒷짐만

 

문제가 지적된 해당 유치원이 소재한 지자체, 노원구청은 긴급히 전자파를 차폐하기 위한 시설의 설치 공사에 들어갔다. 지중화된 송전선이 지나가는 쪽의 건물 벽면과 외부 옹벽면에 규소강판을 설치하는 것이다. 그마나 다행스러운 조치이지만, 마음 급한 곳은 노원구청과 유치원 관계자뿐이라는 사실에 씁쓸하다. 한전은 안전하다는 주장만 내세우면서 주민들의 불안을 무마하려고 할 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녹색당과 지역주민들은 해당 송전선로를 재매설하는 등의 방법으로 전자파 세기를 안전한 수준으로 떨어뜨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한전은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을 뿐이다.

 

서울 시내에서 핫 스팟 지역 또 발견. 주민 밀집도 있어.

 

녹색당은 어제(3월 22일) 서울 시내 몇 군데의 전자파 세기를 추가적으로 측정하였다. 서울 시내에 전자파가 극히 높게 측정되는 소위 ‘핫 스팟(hot spot)’ 지역이 곳곳에 존재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이었다. 예를 들어 군자역 사거리 앞의 횡단보도 중앙에서 194.3mG가 측정되었다. 이 장소는 주민들이 장기간 정주하는 곳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하지만 주민 밀집 지역인 성북구의 한 어린이집 앞 인도에서 측정된 전자파에서도 51.71mG가 측정되기도 했다. 어린이집은 2층에 위치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인도 위 250Cm 위치에서도 9.84mG가 측정이 되어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 녹색당은 이런 측정치가 확정적인 것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서울시 곳곳에 지중화된 송전선로에 의한 전자파 ‘핫 스팟’이 존재하며 전자파 영향에 민감한 영유아들이 장기간 거주하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 노출되어 있을 가능성을 다시 확인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원구 유치원 전자파 위험부터 인정하는 태도 변화를 요구한다.

 

한국전력은 서울을 포함한 전국의 지중화된 송전선로 인근 지역의 전자파 세기를 측정하여 공개하여 주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이에 신뢰할 수 있는 기관 및 주민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적어도 어린이 시설과 주거 지역에 매설된 송전선로를 재매설하여 전자파의 세기를 안전한 수준으로까지 낮추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우선 정부와 한전은 초고압 송전선로의 장기 노출의 기준부터 마련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노원구 유치원의 전자파 노출 위험부터 인정하는 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

 

2016. 3. 23.

녹색당 이계삼 탈탈+선본․서울녹색당․노원지역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