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없는 대화를 시작하자

전쟁에 승자가 없듯이 평화에도 패자는 없다
북미간의 호전적인 대화가 우리의 평화를 삼키고 있다

 

북미 간의 호전적인 대화가 우리의 평화를 삼키고 있다. 아직 말뿐인 전쟁이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치킨게임’으로 긴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제적 군사행동을 제외하고는 이제 더 이상 꺼낼 카드도 없어 보인다. 벼랑 끝이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감행했다. 그리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의 주도하에 이전보다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안 2371호를 채택했다. 미국 언론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보도하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북한은 괌 주변을 중장거리탄도미사일로 포위사격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화염과 분노”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긴장을 높였다.

지금 상황에서는 어느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원인이 아니라 과정이 갈등을 재생산하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누가 이 치킨게임을 먼저 끝내는가다.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고 괌 주변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겠다는 군사적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이 이유가 되었다고 해도 반복되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벼랑끝 전술은 스스로에게 덫이 되고 있다. 미사일 실험도 중단해야 한다. 모험이 실패했을 때의 대가와 주변국들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 크다.

한국과 미국도 8월 21일로 예정되어 있는 UFG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이미 갈등이 최고조로 높아진 상황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은 무력분쟁의 방아쇠를 당기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매년 진행된 군사훈련이라고 해도 훈련은 어디까지나 훈련일 뿐이다. 합동군사훈련이 한반도의 평화라는 근본적인 목적과 배치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도 실패한 정책을 반복하면 안 된다.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경험을 통해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가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6자회담이 중단된 지난 10년 동안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고도화 되었고 한국은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회의장에서 자기 자리를 잃어버렸다. 이제 정책의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한국 정부는 미국을 설득하고, 북한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위기의 한반도를 살아가는 시민들은 불안과 공포에 전염되어 가고 있다. 위험을 감지하는 감각도 마비되어 가고 있다. 계속되는 북미 정상들의 호전적인 발언에 민감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뜨거운 물 속의 개구리처럼 갑자기 익어버릴 것이다. 전쟁에 승자가 없듯이 평화에도 패자는 없다. 조건없는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갈등해결은 군사행동이 아닌 대화와 양보에서 시작됐다. 동북아시아의 평화도 여기서 시작된다.

 

2017년 8월 11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