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부당한 업무는 보호하면서 국민들의 권리는 보호하지 않는 대한민국!!

 

이 나라의 주인은 과연 누구입니까?

 

지난 9월9일은 영양댐 반대주민의 ‘업무방해죄’에 대한 1심선고가 있었다. 판사는 기소된 주민11명에게 벌금을 총4,700만원 선고했다. 9월10일에는 영양댐반대주민들의 ‘특수공무집행방해죄’등에 대한 2심선고가 있었다. 재판부는 기소된 주민10명중 주민1명에게는 징역2년에 집행유예3년, 주민9명에게는 벌금을 총2,950만원 선고했다.

 

영양에서 180km나 떨어진 경산에 공업용수를 공급해야 한다며 국토교통부가 2011년부터 추진했던 영양댐건설계획은 댐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환경부에서도 불필요성을 지적하며 건설하지 말라는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의견을 통해 명확히 반대했다. 환경영향평가법 19조에 의하면 국토교통부는 환경부의 협의의견을 따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계속적으로 밀어붙였다.

 

2013년 2월26일 캄캄한 새벽에 영양댐 타당성 현지조사업체 차량 20여대와 인원50여명이 댐 예정지역인 마을에 들이닥쳤다. 개 짖는 소리에 놀라 잠을 깬 할머니들이 장비를 막아서고 비상연락으로 모인 주민들이 수자원 공사와 타당성조사업체직원들을 마을 밖으로 몰아냈다.

 

그 며칠 뒤 타당성조사업체에서 주민12명을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고 주민7명에게는 5,6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다. 그 뒤에는 영양댐 반대 내용의 현수막을 눈엣가시로 여기던 영양군청에서 철거한 현수막을 주민들에게 돌려주지 않고 불법으로 폐기하여 이에 항의하러 간 주민들에게 영양경찰은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등을 뒤집어 씌운다.

 

영양댐 건설추진에 대한 비판여론이 커지자 국토교통부는 2013년 6월 13일 <댐 사업절차 개선방안> 발표를 통해 영양댐 계획은 댐 이외의 대안분석까지 포함하여 원점에서 재검토가 필요하고 영양댐 타당성 조사는 밀어붙이기식이었음을 인정했다.
또한, ‘댐 사전검토협의회’를 신설하여 지역주민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댐 건설을 밀어붙이는 사업추진은 없을 것임을 강조하였다. 현재 영양댐 건설 추진을 위한 타당성 조사예산은 불용예산으로 분류되어 회수된 상태이다.

 

그곳에 계속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지역주민들의 의사를 묻지 않는 댐 사업절차의 부당성에 주민들은 영양댐 건설반대활동 초기부터 문제제기를 해왔다. 특히 주민들이 부당하다고 느낀 점은 타당성조사 용역회사들의 업무는 ‘업무방해죄’로 보호해주면서 주민들의 생존권, 인권, 민주적 권리, 행복추구권 등 헌법에서도 보장한 권리들은 보호해 주는 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 나라의 정의는 과연 무엇입니까?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했고, 그 정책이 잘못되었음을 정부 스스로 인정하고 수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고통받아온 주민들에게는 물질적,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도 모자랄 상황에 법원에서는 오히려 주민들에게 징역형과 벌금폭탄 판결을 내렸다.

 

공교롭게도 9월10일 영양댐 반대주민 10명의 특수공무집행방해죄에 대한 선고가 있었던 그 날, 대법원에서는 어느 재벌회장에 대한 고등법원의 유죄선고에 대해 파기환송 판결이 내려졌다. 그 흔치 않은 대법원의 파기환송이 재벌과 권력자들에게는 유난히 자주 이루어지고 생존권과 민주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정부정책에 반대, 저항했던 주민들에게는 징역형과 벌금폭탄의 판결이 이루어지고 있다.

 

작년에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이 국민들의 조롱꺼리가 된 적이 있다. 그런데, 영양댐반대 주민들의 ‘업무방해죄’ 1심선고에서는 모두가 농민들인 주민들의 하루 노역비를 농촌일당보다 훨씬 적은 5만원으로 책정했다. 또한, 판사가 선고한 벌금은 이례적으로 검찰이 구형한 3,300만원보다 훨씬 많다. 그리고, 검찰의 공소장이 사실이 아님을 밝히기 위해, 피고인들의 방어권 차원에서 이루어진 증인신청 등에 대해서도 소송비용을 주민들이 부담하라는 판결을 했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감정적으로 이루어진 판결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주민들은 몇 년 동안 경찰서와 검찰청과 법원에 불려 다니면서 공정하지 못한 법과 법집행은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부당함과 폭력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우리 주민들은 그런 부당함과 폭력에 눌려 비틀거리면서도 힘겹게 여기까지 왔고, 영양댐 건설을 막아왔고, 형식적으로나마 댐 추진 절차를 변화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갈 것이다. 주민들은 항소와 상고를 할 것이다. 판결이 어떻게 나오든 우리 주민들은 부당한 법, 법집행, 정부정책에 대한 변화를 요구할 것이다. 판결이 확정되면 벌금을 충당하기 위해 노역을 하거나 마을 사람 모두가 공동모금을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주민들은 계속해서 영양댐 건설을 막을 것이다.

 

이것이 힘없는 사람들이 부당함에 대항해오고, 변화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고, 우리의 자존감을 지켜 왔던 방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당함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2015년 09월 14일

 

영양댐 건설 반대 공동 대책 위원회
공동대표 : 이세희, 김학수, 김형중, 김진권, 조재영, 황진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