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의 여덟 번째 생일
계속 전환의 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2012년 3월 4일, 한국에서 생태주의 정당 녹색당이 창당되었습니다. 경기, 서울, 부산, 제주, 충남, 대구 등 전국 여러 지역이 힘을 모은 결과였습니다. 신생정당 녹색당은 창당 한 달만에 총선을 치렀습니다. 첫 번째 총선에서 녹색당은 0.48%의 낮은 득표율을 얻었습니다. 선관위 등록이 취소되었고 오래 희망했던 이름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그 뒤로 녹색당은 선관위 등록 취소에 대한 행정소송을 내고, 4년간 당명을 쓸 수 없게 하는 정당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신청했습니다. 반년 뒤 녹색당 더하기라는 이름으로 재창당하고 당원들과 함께 위헌결정을 받아내어 당명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2014년 되찾은 이름으로 치른 동시 지방선거에서 23명의 후보를 냈고 전원 낙선했습니다.

 

그러나 또 그 뒤로 녹색당은 2016년 두 번째 총선에서 동물권, 탈핵, 기본소득, 농업 먹거리, 미세먼지 의제 캠프를 세워 비례후보 중심의 정책 선거를 치렀습니다. 거리에서 정당연설회를 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고 선거운동 기간에는 마이크를 잡을 수 없는 이상한 선거를 치르며, 지역에서 비례후보들에게 마이크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0.76%의 낮은 득표율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그 뒤로 녹색당은 지나치게 높은 후보기탁금과 비례후보가 선거운동을 할 수 없게 하는 선거법을 지적하며 헌법소원을 신청했습니다. 녹색당은 용감하게 정치 해왔습니다. 잘못된 길을 따라가지 않고, 길을 고치고 바꾸는 정치를 해왔습니다. 2018년 두 번째 지방선거에서도 전원 낙선했지만 출마한 여성 청년 정치인들은 한국 사회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선거가 녹색당의 8년은 결코 아닙니다. 녹색당은 토건과 중앙집권에 맞서 싸우는 현장에서, 또 새로운 정책 의제들에 대해 토론하며, 소수자들과 연대하는 정치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같은 시간 동안 갈등도, 상처도, 과오도 언제나 있었습니다. 당의 외연이 넓어져 가는 과정에서 기존 가치를 어떻게 지켜내고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포괄할 것인지 선택해 나가는 과정은 항상 긴장을 동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대중적 관심을 받았던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더 커진 녹색당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새롭게 구성된 당내 리더십이 가져온 긴장감은 지난 한 해 전에 없던 조직 내 갈등 및 고충 문제로 비화되었습니다.

 

다시 총선을 42일 앞두고 녹색당이 여덟 번째 생일을 맞았습니다. 이제 ‘녹색당’이라는 이름은 현존하는 정당 중 가장 오래된 이름이 되었습니다. 선출되었던 대표단이 공석인 채 선거운동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정치개혁으로 선거연합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모두 처음 겪는 일입니다. 8년 전의 녹색당처럼 오늘의 녹색당도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직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우리는 길을 만들어나가리란 것입니다.

 

9년 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사람들이 방사능비가 두려워 집 밖으로 나서지 못할 때 만들어진 태양과 바람의 정당 녹색당은 미세먼지와 감염병으로 격리된 기후위기 시대의 한국에 가장 중요한 정당입니다. 밀양 송전탑, 제주 제2공항, 영풍 석포제련소 반대 현장에 연대했던 정치적 의지, 비남성 소수자 청년 정치인들의 자리를 보장해왔던 정치문화로 녹색당은 전환의 길을 만드는 정치를 계속 해나가겠습니다.

2020년 3월 4일

녹 색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