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 안전을 책임지는 비정규노동문제 개선 필요
– 고용불안과 중층하청구조의 문제 개선은 핵발전 안전관리와도 직결


928, 월성핵발전소에서 취수구 물막이 설치작업을 위해 현장에 투입되었던 비정규직 노동자가 결국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정확한 사고원인을 짚어봐야하겠지만, 최근 조명을 받고 있는 핵발전소의 비정규노동에 대한 관심을 더 강하게 가지는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 그동안 핵발전소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짊어져야 할 위험노동 대부분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전가해왔다.

 

지난 6월에는 10년 이상 영광핵발전소 방사선 안전관리 요원으로 일했던 용역업체 직원 6명이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바도 있다. 이들은 방사선 측정과 폐기물 관리,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제염과 세탁까지 방사능 피폭이 많은 위험한 현장작업을 맡아왔다. 녹색당 탈핵특위의 인터뷰에 응한 용역업체 직원은 한수원(원청사)의 방사선안전팀에서 용역을 줍니다. 용역업체는 방호팀, 폐기물과, 처분과, 보건물리과로 나눠서 작업을 합니다. 한수원의 방사선안전팀에서도 같은 업무를 합니다만, 위험하거나 하등한 업무는 용역업체 직원이 담당합니다.”라며, 영광핵발전소 안전관리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일선에서 맡아 왔음을 드러냈다.최근 인터넷 언론방송 <뉴스타파>의 보도에 따르면, 한수원은 방사선 안전관리업무를 하청을 주고,안전문제에 허술한 대책을 마련해 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82, <뉴스타파>가 보도한 영광핵발전소 6호기에서 방사성 기체폐기물이 무방비로 배출된 사고도 이들이 해고되고 한 달 후에 벌어진 사고였다.

 

한수원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이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특별한 역할분담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둘 사이의 관계가 상급자와 하급자의 관계가 이어져 오거나, TLD(누적량 검사로 한달 치 개인 피폭량을 측정하는 것)를 한 달에 한 번씩 회수하는 업무처럼 피폭의 위험이 존재하는 현장 작업은 비정규직인 용역업체 직원들이 도맡아 해왔다. 원청사 직원보다 피폭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는데도,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는 정규직에 비해 상당히 열악했다. <뉴스타파>(926)의 보도처럼 작업의 위험성은 10배가 넘지만 받는 월급은 정규직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이들은 녹색당 탈핵특위와의 인터뷰에서도 “3년 동안 용역업체가 받은 용역금액은 149억에 달합니다. 1년에 50억 규모이고, 발주인원이 45명 정도인데, 1인당 인건비가 1억 원 정도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일하는 사람들의 평균 연봉은 3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149억 원 중, 100억 원은 용역업체가 떼어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결과적으로 업무의 양이나 위험도도 더한데 연봉이나 복지수준이 한수원보다 절반이하입니다.”라며 노동조건의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비정규노동자들은 불안한 고용환경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고, 위험한 현장작업을 감내해야 했다.

 

핵 발전의 안전관리는 전문성과 고도의 숙련성을 필요로 한다. 한수원 스스로도 용역업체 직원이 바뀌는 것을 꺼려하는 이유도 바로 이 부분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장에서는 고용의 지속성은 고사하고 숙련된 노동자가 있어도 제대로 역량을 쓸 수가 없다. 안전관리 용역업체의 비정규노동자들이 숙련노동자라 하여도, 이들은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위급한 상황에서 몇 단계의 보고를 거쳐야만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수원용역업체재하청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한수원이 핵발전 안전관리를 책임지고 맡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수원은 숙련된 비정규 노동자들이 근로자 지위 확인소송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하고 있다. 이것은 국민의 안전을 방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편, 지난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방사선관리 용역은 총 36, 6,126억원이었는데, 중복포함 낙찰업체는 모두 13개에 불과했다. 이들 낙찰 업체 중 한수원 1직급 이상 고위직 직원이 부사장과 전무 등으로 재취업한 업체는 ()액트, 선광원자력안전(), 세안기술(), 하나검사기술() 등 모두 4개에 이른다. 이들 4개 업체가 지난 10년 동안 체결한 용역계약은 15(41.7%), 2,605억원(42.5%)에 이른다. 소수의 용역업체가 거액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있고, 한수원 고위직 재취업 기업이 다수의 용역을 독식하고 있으며, 일선 숙련노동자는 저임금과 고용불안, 나아가 생명을 담보로 노동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 핵발전소 방사선 안전관리의 현실이다. 한수원 직원의 엄격한 재취업 제한을 통해, 방사선 안전관리 영역의 이해상충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방지해야 한다.

 

방사선 안전관리는 핵시설 안전 관리의 핵심 부분이다. 지금의 하청과 재하청의 고용형태로는 전문성과 책임성을 담보할 수 없다.숙련되지 못한 작업자의 한 번의 실수가 엄청난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안전관리 부분은 일차적으로 정규직화해서 안전관리에 대한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수원은 숙련된 노동자들을 해고할 것이 아니라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

 

안전은 기계가 아니라 그 기계를 관리하는 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 그 사람이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놓여 있다면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한수원의 고용관계는 개선되어야 하고, 해고된 비정규노동자들은 복직되어야 한다. 그것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출발점이다.]

 

(논평 첨부자료) 영광핵발전소 비정규직 해고자 인터뷰

 

2014년 9월 28일
녹색당 탈핵특별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