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의 본질은 유권자의 다양한 의사가 공정하게 반영되는 것에 있다. 녹색당은 창당 이후 선거제도 개혁에 힘을 쏟아왔다. 최다 득표 후보만이 당선되는 현행 승자독식 선거제도로는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기 힘들다. 선거제도를 공정한 내용으로 개혁하는 것만이 다양한 계층과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다.

그러나 요동치는 정국에서 짧은 기간 치러지는 선거라는 이유로 국회는 대선 전에 선거제도를 수술하지 못했다. 국민의 뜻을 외면함으로써 스스로가 기득권세력임을 증명했다. 대선 이후 정치개혁이 우선과제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국회의원 선거뿐만 아니라 지방선거도 바꿔야 할 내용이 많다. 지방선거는 국회의원선거보다 불비례성이 더욱 심하며, 특정 정당의 의회 독주를 견제하기 불가능한 지경에 처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회와 지방의회 개혁은 공정한 선거제도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촛불이 만들어낸 장미대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력한 후보들은 선거제도 개혁에 뚜렷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개헌보다 선거제도 개혁이 우선되어야 한다. 유권자의 한 표가 버려지지 않는 공정한 선거제도 개혁은 시대적 요청이다. 녹색당은 그동안 시민사회의 요구를 수용하고 당내 정치개혁TF의 논의를 거쳐 선거제도 개혁안을 마련하였다. 대선 이후에도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선거 선거제도 개혁을 이뤄낼 것이며,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를 지켜낼 것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의 주인인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정치에 참여할 권리가 있고, 내 뜻이 국회와 청와대에 그대로 전달될 권리가 있으며, 자유롭게 토론할 자유가 있다. 더 이상 사표론 운운하는 정치판을, 청소년을 배제한 선거판을, 유권자의 입을 막는 선거기간을 지켜보고 싶지 않다. 이제 공정한 선거로 진짜 시민의 나라를 만들자.

<포괄적 선거 개혁 프로젝트>

하나. 선거권·피선거권의 연령을 낮추어야 한다. 투표는 16세부터, 출마는 19세부터!
선거권 연령 인하는 이미 국민적인 합의가 이루어졌다. 중앙선관위조차 18세로 선거권을 낮추자고 제안하고 있는 실정이다. 34개 OECD 회원국 중, 선거권 연령이 19세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세계 143개국은 18세부터 선거권이 부여되며, 브라질과 쿠바 등은 16세부터 선거권을 갖는다. 이와 함께 피선거권 연령 제한도 문제다. 현행 제도 하에서는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은 25세, 대통령은 40세 이상이어야 출마를 할 수 있다. 곧 프랑스의 차기 대통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마크롱 후보는 39세다. 우리 같으면 출마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리의 피선거권 연령 제한은 어떤 합리적 근거도 없이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악법이다. 공직 후보자의 출마 연령이 투표 연령보다 높을 이유가 없다. 이미 미국에서는 19세 시장이, 독일에서는 19세 연방 의원이 탄생했다. ‘낡은 정치’의 청산과 ‘젊은 정치’의 시작은 단언컨대 선거권•피선거권 연령 인하에서 비롯될 것이다.

하나.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제장 선거는 결선투표제로 하자.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되는 후보 밀어주기”는 더 극성을 부리게 된다. 이 또한 민심을 왜곡하는 낡은 정치의 전형이다. 게다가 현재와 같은 선거 제도에서는 후보들이 결코 정책으로 승부하려고 하지 않는다. 때문에 유력 후보들은 표현만 다르지 그 내용은 엇비슷한 공약들을 남발하게 되고, 그것은 결국 헛된 약속(空約)으로 귀결되기 쉽다. 또한 1등을 하더라도 과반의 선택에 못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다수 시민의 지지를 획득하지 않은 채 국정을 책임져야 한다. 지자체 단체장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어떤 지자체장은 전체 유권자의 10%대 지지만을 받고도 단체장이 되어 시정을 책임지기도 한다. 이런 불합리성을 해소하고 다양한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결선투표제 방식을 도입할 수밖에 없다.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책임 정치를 구현하자.

하나. 시민에게 정치참여의 자유를! 문턱은 낮추고 참여는 확장하자.
현행 선거법은 국민의 정치참여와 자유로운 정당 활동을 가로막는 낡고 비민주적인 조항들로 가득하다. 녹색당은 이미 헌법소원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제기한 바 있고, 지난 12월 헌재의 결론을 이끈 바 있다. ‘비례후보 고액기탁금 1,500만원’은 위헌으로 결정된 바, 국회는 신속히 고액기탁금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선거기간 중 시민의 자유로운 정치적 활동 보장, 비례대표후보의 선거유세 보장, 기탁금 반환 조항 완화 등에 대해서는 합헌 결론이 났다. 박정희 독재정권 때 만들어져 유지해온 독소조항을 그래도 존치시키겠다는 고루한 발상인 셈이다. 정치를 접하는 다양한 매체가 넘치는 1인 미디어 시대에 시민의 알권리와 정치참여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선거제도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킬 뿐이다. 하루 빨리 독소조항을 개혁하자.

<국회 혁신 프로젝트>

하나. 정당득표와 국회의원 의석수가 일치하는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로 전환하자.
정당 득표율과 무관하게 지역구에서 1등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는 1등에 투표하지 않은, 절반 이상의 표를 사표로 만든다. 이로 인해 정당의 득표율과 의석수 간의 불일치가 발생하고 거대 정당 중심의 양당제는 고착된다. 그러다보니 지역구에서 거대정당에 공천을 받기 위한 지연·학연·혈연, 그리고 돈과 권력을 통한 정치인들의 은밀한 거래가 벌어지는 것도 이상한 게 아니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민심에 반하는 정치행태가 지속될 것이다. “정당 득표율=국회의원 의석수”로 하는 선거제도 개혁만이 해법이다.

하나. 비례대표 순번은 유권자가 결정하는 개방형 투표로! 정당의 비례대표 공천은 당원총회와 비밀투표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등의 비례성이 강한 선거법이 도입될 경우, 정당 내 경선 과정이 민주적이고 투명하지 않다면 공천을 매개로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을 우려해 비례대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런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녹색당은 두 가지 사항을 제안한다. 첫째, 독일처럼 지역구 후보든 비례대표 후보든 당원들의 비밀투표로 후보 결정을 할 수 있게 법률로 강제하자. 민주적 공천의 첫걸음이다. 둘째, 네덜란드처럼 유권자가 명부에 올라온 후보의 순위를 결정하게 하자. 공천은 법률에 따라 당내에서 결정하되 그 순위는 일반 유권자에게 개방하자는 것이다.

하나. 국회의원 1인당 담당 인구는 13만 명으로! 의원 수는 OECD 수준에 맞추고 특권을 줄이자!
현재 우리는 약 17만명 당 1명의 국회의원이 있다. OECD 평균은 10만명 당 1명인 데 비해 무려 1.7배나 의원 수가 적다. 이탈리아(6만5천명), 스페인(8만5천명), 프랑스(11만명), 독일(13만명) 등과 비교하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OECD 평균 수준이 안되더라도 적어도 독일의 경우처럼 13만명 당 1명의 국회의원 수준은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현재의 300명에서 400명 정도로 증원이 된다. 정치 불신이 팽배한 상황에서 국회의원 수를 늘리자는 주장에 반감을 갖기 쉽다. 하지만 정치 불신을 초래하는 원인은 국회의원 수에 있는 게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현저히 미달하는 지금의 국회의원 자질에 있다. 국회의원을 특권을 혁신하자. 예컨대 입법활동비, 업무수당, 의원연수 등의 각종 세비, 보좌진 수, 항공기 1등석 등의 각종 교통혜택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특권을 없애버리자. 여기에 낭비성 국회예산을 줄이면 지금과 같은 예산 범위 안에서 400명 국회의원도 충분히 운용할 수 있다. 이런 제도 개혁은 소수자의 의견을 대변하고 행정, 검찰, 재벌권력에 눈치 보지 않는 정치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하나. 국회 입성의 진입장벽을 낮추자. 비례대표봉쇄조항은 ‘1/의석수’로!
국회 입성의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특히 소수정당에게는 그 문턱이 턱없이 높다. 3% 이상의 정당득표를 얻어야만 비례의원 1석이 보장받는 현재의 제도로는 국회의 구성 자체가 다양화될 수 없다. 대기업이 중소 상권까지 문어발식으로 독점하듯, 국회도 딱 그 꼴이다. 작은 정당이 국회에 진입해 소신껏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정치의 선진화를 통해 행복지수 최상위의 나라로 일컬어지는 네덜란드처럼 비례대표 진입요건을 대폭 낮추어야 한다. 네덜란드는 전체 의석수 중 1명이 가진 비율, 곧 ‘1/총의석수’가 비례의원의 국회 진입요건이다. 우리의 경우로 환산하면 ‘1/300석’ 곧 0.34%의 정당득표를 얻으면 1명의 의원이 국회에 진입할 수 있는 셈이다. 의석수가 400석으로 확대된다면 0,25%의 정당득표로 원내의원 1명이 탄생하게 된다. 이런 제도 아래라면 녹색당은 지난 총선에서 이미 2-3명의 원내 의원을 배출했어야 했다. ‘1/의석수’로 진정한 다당제 정치로 가자. 다양한 유권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는 길은 이것뿐이다.

<지방선거 혁신 프로젝트>

하나. 지방선거의 광역의회선거와 기초의회선거도 “정당 득표율=의원 의석수”로 전환하자.
광역•기초 단위의 지방 의회는 문제가 더 심각하다. 2014년 울산광역시의회 선거결과를 보면, 55.4%를 얻은 새누리당이 총 22개의 의석 중 21개의 의석을 차지했다. 같은 선거에서 광주광역시의회는 총 22석 중 21석을 새정치민주연합이 차지했는데, 득표율은 71.3%에 불과했다. 이런 결과는 심각한 민심 왜곡이다. 이 때문에 유권자가 원하지 않더라도 “될 사람 밀어주는” ‘차선 혹은 차악의 정치’가 만연케 되는 것이다. 결론은 같다. 지방 의회 역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전환해 정당득표율대로 의석이 배분되게 해야 옳다.

하나. 지방선거에서 지역정당(Local Party, 유권자정치단체)을 인정하자.
지금까지의 지방선거는 중앙당의 유력 정치인(대개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완전히 좌우돼왔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철이 되면 지역 주민들의 이해보다는 중앙 정치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온갖 협잡이 벌어지곤 한다. 그 결과 지방의회와 지방정치에 대한 불신은 위험 수위를 넘어버렸다. 이럴 바에는 지방자치제를 폐지하자는 주장까지 나올 지경인 것이다. 이러한 지방정치의 악습을 바꾸려면 정당공천제 폐지가 답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녹색당은 제대로 된 정당 정치를 되살리는 것이 올바르다고 본다. 정당공천 과정의 민주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개선과 함께, 정당공천을 보완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방식은 지역 차원에서 결성된 다양한 지역정당(유권자 정치단체)을 인정하는 것이다.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유권자들이 지역상황에 맞는 정치단체를 구성하고, 이를 선거명부에 올리게 하자. 다양성의 정치를 위해서도 독일이나 일본처럼 지역정당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녹색당은 창당 때부터 시민사회가 요구해왔던 지역정당 제도를 주장해온바, 지역정당 인정으로 제대로 된 지방 자치를 실현하자.

하나. 지방선거 후보 정당기호순번제는 폐지하고, 순번 추첨제로!
현행 지방선거제도는 국회 의석수 다수 순으로 후보자의 기호를 정하고 있다. 1969년, 박정희 정권 때 도입된 정당기호제의 폐해는 ‘묻지마식 줄투표’를 불러오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지방선거까지 영남은 누구든 ‘1번’ 후보가 호남은 그가 누구든 ‘2번’ 후보가 당선되는 경향이 농후했다. 때문에 정당기호순번제는 거대 정당에게 유리한 제도다. 정치의식이 어느 때보다 고양된 지금이 일종의 골든타임이다. 합리적 근거 없이 거대 정당의 독점만 강화시키는 정당기호순번제를 당장 폐지하자. 교육감과 교육위원 선거의 기호는 추첨제이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제 유권자의 수준을 믿고 정당기호순번제를 혁신하자.

 

 

2017년 5월 4일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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