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토건확대 정책이 심상치 않다. 지난 1월 29일 24조 1천억원에 달하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을 발표한 것은 그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을 방문해서 동남권 신공항 추진가능성을 내비쳤다. 숱한 논란 끝에 백지화되었던 사업을 다시 끄집어낸 것이다.

뿐만 아니다. 국토교통부 관료들은 지난주에 제주를 방문해서 제주 2공항을 강행할 뜻을 밝혔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매우 조직적인 토건공화국으로의 회귀움직임이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작년부터 시작되었다.

작년 11월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 조직을 개편하면서, 사회수석실 산하에 있는 주택도시비서관의 명칭을 ‘국토교통비서관’으로 바꾸고, 경제수석실 산하에 배치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분명했다. 경제성장률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대규모 토건개발사업을 벌이는 것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작년 12월 국토교통부는 사업비가 5조원에 육박하는 제주 제2공항 사업을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민주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요구하는 지역주민들의 목소리는 철저하게 무시당했다.

또한 정부는 작년 11월부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밑어붙이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역을 순회하면서, 특정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해 주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토건사업을 벌이는 명분으로 ‘균형발전’을 내세웠지만,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만약 균형발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다면, 수도권에서는 대규모 토건사업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국토교통부는 작년 12월 27일 파주에서부터 동탄까지 지하40미터를 파서 잇겠다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에 대한 착공식을 가졌다. 그것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인 고양시에서 행사를 했다.

그리고 이번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에서는 제외됐지만,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도 올해 예비타당성조사를 완료하겠다고 하고, 양주와 수원을 잇는 GTX-C노선도 올해 기본계획에 착수하겠다고 한다.

한마디로 비수도권, 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 공사판이 벌어지는 것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대상 사업들이 졸속으로 결정되었다는 것은 이미 드러나고 있다. 남부내륙철도, 새만금신공항 등의 사업비가 축소산정되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남부내륙철도의 경우에 신설역사의 위치, 노선 등을 둘러싸고 새로운 지역갈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사업들에 들어가는 돈의 상당액은 ‘교통시설특별회계’에서 많이 충당될 예정이다. 시민들이 주유소에서 휘발유,경유를 넣을 때 붙는 교통.에너지.환경세가 다시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대량 배출할 토건사업에 사용되는 것이다.

촛불이 원했던 것은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고 정책결정과정이 투명한 나라였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은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졸속으로 정책결정이 이뤄지는 토건공화국이 되려 하고 있다.

지금도 제주도청앞에서는 제주 2공항에 반대하는 엄문희 당원의 단식이 33일째 이어지고 있고, 지난 1월 29일 정부가 발표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에 대한 비판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이런 목소리들에 대해 귀를 닫고 졸속으로 사업을 강행한다면, 그 결과는 대규모 세금낭비와 환경파괴일 것이다.

녹색당은 문재인 정부의 토건회귀 움직임을 강력하게 비판하며, 비민주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토건사업들의 실체를 파헤치고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