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당은 12월 14일 11시 30분,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정희 정권이 만들었던 악법 조항인 총선 후보자 고액 기탁금 제도, 비례대표 후보의 선거운동을 제약하는 유세 금지 조항 등이 위헌임을 지적했다. 이날 녹색당의 비례대표 경선 당선자 5명은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출했다.

 

[기자회견문]

녹색당 2016년 총선 비례대표 후보 5명,

박정희 정권의 악법(선거법) 조항에 헌법소원 제기

고액기탁금, 비례대표 후보 유세금지 등은 위헌

헌재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한다

 

1. 우리는 오늘 비례대표 후보들을 통해 헌법소원을 제기한다. 녹색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선거법 조항은 1) 국회의원 후보 1인당 1천 5백만 원의 기탁금을 납부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제56조 제1항 제2호와 2) 비례대표 후보의 유세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제79조 제1항 등이다.

 

2. 녹색당은 당원총투표를 거쳐 현재 여야 정당 중 유일하게 비례대표 후보 선출을 완료한 정당이다. 녹색당은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당원 총투표를 통해 황윤(1번), 이계삼(2번), 김주온(3번), 구자상(4번), 신지예(5번) 후보를 2016년 총선의 비례대표 후보로 선출했다. 선거법상 후보등록은 내년 3월이지만, 녹색당의 5명 비례대표 후보는 확정된 상태이다.

 

3. 그런데 녹색당과 같은 신생정당의 선거참여에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선거법에 있는 여러 악법조항이다. 특히 국회의원 1명당 1천5백만 원의 고액기탁금을 내게 되어 있는 조항은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장벽이 되고 있다. 이번에 녹색당이 선출한 비례대표 후보 5명에 대한 기탁금만 하더라도 7천 5백만 원에 달한다.

 

이러한 과도한 기탁금 조항에 대해서는 녹색당이 이미 5월 15일 당 대표단 등의 명의로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아직까지 이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고 있다. 그 와중에 녹색당은 당원들의 총투표를 통해 내년 총선에 출마할 비례대표 후보 5명을 확정했기에, 보다 직접적인 당사자인 비례대표 후보 명의로 헌법소원을 추가 제기하게 된 것이다.

 

4. 현재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기탁금 제도는 재력이 없는 사람들의 선거출마를 제한하는 악법조항이다. 실질적으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녹색당 비례대표 후보 중에는 만 24세, 25세 청년도 포함되어 있다. 녹색당의 경우에는 정당 차원에서 기탁금을 모금하고 있으므로 청년들의 출마가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특별한 재산이 없는 청년이 1천5백만 원의 기탁금을 부담하면서 출마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녹색당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큰 것이 현실이다. 당차원에서 모금을 해서 기탁금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지만, 국고보조금을 받지 않는 신생정당으로서는 기탁금을 내고 나면 선거운동에 쓸 수 있는 자금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녹색당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탁금 납부제도가 없는 나라들이 많고, 기탁금 제도가 있더라도 액수는 미미한 나라들이 대부분이다.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위스, 멕시코, 브라질은 기탁금 제도가 아예 없다. 또한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및 오스트리아는 기탁금제도가 있으나, 그 금액이 100만 원 미만의 소액에 머무르고 있다.

 

현행 기탁금 제도는 1958년 이승만 정권 시절에 도입되어 4.19 혁명 이후에 없어졌다가 박정희 정권이 유신을 선포하고 영구집권을 시도하던 시절에 부활한 독소조항이다. 당연히 사라졌어야 할 독재의 유산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다.

 

5. 한편 1인2표제도가 도입되어, 지역구 후보와 비례대표 정당투표에 각각 1표를 행사하게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례대표 후보는 독자적인 유세를 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것도 문제이다. 그래서 2012년 총선 당시에 녹색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은 마이크를 쓰지 못하고 육성으로 연설해야 했다. 이것은 새로운 정당이 인지도를 높이는데 매우 큰 현실적 장벽이다. 그리고 이렇게 법 조항을 만들어놓은 근거나 이유도 전혀 알 수 없다. 선거운동 기간에 정당의 비례대표후보가 마이크도 쓰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그 외에도 대한민국의 선거법에는 너무나 많은 독소조항이 있다. 돈이 들어가지 않는 선거운동은 묶어 놓고, 돈을 많이 쓰는 선거운동을 풀어 놓았다. 녹색당은 이런 악법조항들에 대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해 나갈 것이다.

 

6. 2016년 총선이 4달 앞으로 다가왔다. 녹색당은 오늘 제기하는 헌법소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신속한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청한다.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악법조항은 지금이라도 헌법의 이름으로 심판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구 획정도 마무리하지 못하는 기득권 정치에는 기대할 것이 없다. 결국 정치제도의 근본적 개혁은 총선 이후로 미뤄질 것이다. 녹색당은 반드시 내년 총선에서 원내진입을 하여 낡고 썩은 정치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일에 착수할 것이다.

 

2015년 12월 14일

녹 색 당

 

<참고> 기탁금 제도가 도입된 국가의 기탁금 액수 및 반환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