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남부 수원 녹색정치공부모임에 참여했던 빵입니다. 이 모임에 4주간 참여하면서 느꼈던 점을 말씀드리려니 벅찬 감정이 앞서네요. 제가 70일째 매일 읽고 매일 읽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어제 읽은 책 얘기로 이야기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다와다 요코의 <여행하는 말들>  입니다.

다와다 요코는 일본어를 모국어로 쓰는 작가이지만 러시아 문학과 독일 문학을 전공하고 현재는 독일에서 거주하며 독일어로 글을 쓰고 낭독을 하는 작가입니다. 그녀가 소개하는 개념은 딱 하나입니다. ‘exophony’, 저도 이 책에서 처음 접한 개념 인데,  자기의 모국어가 아닌 제2,제3외국어로 글을 쓰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자기의 모국어에서 한 발짝 떨어져 외국어를 통해 자아를 다시 발견하고 관계를 다시 생각하고 세계를 다시 이해하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4주간의 녹색정치모임이 제겐 삶으로 쓰는 exophony 였습니다. 지난 겨울 저는 먹을 것을 찾는 고라니가 마른 땅을 밟고 헤매는 소리에 새벽마다 잠이 깼습니다. 숲이 품고 길러낸 도토리와 밤을 가을에 산에서 사람들이 주워가 버려 정작 고라니, 꿩이 먹을 것이 없어진 것입니다. 그렇게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의 눈에서 인간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그것이 저의 첫 exophony의 순간이었습니다.

첫 시작은 환경주의로 했으나 녹색당을 만나면서 생태주의적 관점으로 시야를 확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모임에서 만난 당원들은 제게 책 이상의 훌륭한 지표가 되어주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제로를 실험하는 분도 계셨고, 소비중심 생활에서 탈피하기 위해 물질소비를 최소화 하는 분도 계셨고, 지향하는 사회를 위해 한정된 수입을 어떻게 배분하여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분도 계셨고, 본인의 사업장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노조의 파업에도 연대하여 힘을 보태고 계시는 분도 계셨고, 당원들의 관심사에 귀를 쫑긋하고 적절한 모임으로 인연을 이어주려 애쓰고 이 자리를 위해 마음 수련까지 하고 오신 당직자분도 계셨습니다.

현 사회에서의 억압을 ‘딱 한 가지’에서 찾는 단순한 논리에서 벗어나는 부분에서 해방감을 느낍니다. 각자에게 가해지는 특수한 억압에 맞서 자기의 자리에서 싸우고 또 함께 연대해서 싸우기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녹색 정치가 희망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 4주였습니다. 녹색당의 언어는 이제 저의 ‘제2의 언어’가 될 것입니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