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모임 마무리 워크샵을 마치고 강릉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녹색당 블로그에 지난 4주간의 후기를 다시 열었다이번에는 글이 아니라 사진을 보려고 하나하나 찬찬히 읽어간다홍성에서 만났던 반짝이는 이들그들이 사진 속에 환하게 웃고 있고 그제야 내가 어디에서누구를 만나고 왔는지 실감나고 마음이 환해진다.

홍성 가는 날 새벽 5시, 눈이 번쩍 뜨였다. 소풍가는 아이처럼 들뜨고, 새벽 공기마저 쾌청하다. 워크샵으로 현장실습을 가는 날인데 묘한 설렘과 기분 좋은 책임감이 든다. 설렘은 홍성에서 당원들을 만난다는 사실 때문이고, 그렇다면 이 책임감은 무엇으로 오는 걸까? 워크샵을 앞두고 만들어진 온라인 채팅방은 고요했다. 일정이나 준비물 공지가 간간히 올라왔다. 그러다 툭 하고 공지 말미에 붙은 “서로를 존중하는 워크샵을 만들자”라는 이야기가 책임감의 근원일까 아니면 “안동소주, 호두, 먹태”가 이번 워크샵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이유일까. 그날부터 안동소주와 어울리는 강릉 시그니쳐 음식을 찾아 한참을 고민하다 새벽시장에서 갓 만들어진 두부를 샀다. 채식하는 당원들이 있을 것이고, 뜨거운 안동소주 먹고 다음날 뜨끈한 순두부 먹으면 너무 좋겠다 싶어서다. 따뜻하고 맛있는 걸 서로 나눠먹고 싶은 마음, 이런 마음이 존중이라고, 그리 생각하며 홍성에서의 워크샵은 시작되었다.

참여하지 못한 당원들을 위해 홍성에서의 1박 2일을 간략히 정리해본다홍동마을 마을활력소로 모인 청년당원 26명은 마침 열린 거리축제와 마을 곳곳의 공간과 유의미한 장소를 둘러보고느티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었다숙소로 돌아와 노래를 부르고 그림을 그리고 게임을 했다함께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다음날이 되어 각자의 지역으로 헤어졌다
이처럼 워크샵은 아주 단순하고 아주 대단하다곳곳에 드러나지 않은 마음의 애씀과 다양한 가치들의 연결 가능성을 확인하는 순간들이 많았다서로의 약속과 의미를 지속적으로 알려주어 따뜻하고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준 운영위원과 사무처의 감수성홍동마을로 우리를 이끌고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준 소담님의 환대떨리는 목소리로 다정하게 노래 불러준 누구나 밴드의 녹색당가가 울려 퍼진 순간작은 펜 하나로 그려낸 우리들의 2030년의 세상을 상상하는 설렘당원 하나하나 차곡차곡 서사를 쌓아 마음으로 소개하던 허큐의 섬세함마을에서 선물받은 계란으로 여럿이 도와 계란말이계란찜을 만들던 요리솜씨방석 하나로 왁자지껄 녹색당 퀴즈를 풀던 재미밤이 깊을수록 깊어지던 서로의 고민과 마음마을 산책하며 서로 얼굴을 들여다보던 다정한 눈빛마을의 평화로움과 따뜻한 햇살짧꼬와의 만남서로의 취향을 공유한 음악 플레이리스트어느 순간이 결정적인지 모르겠다아니 전부 다이 모든 순간들이 우리 안에 경험으로 추억으로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누구나 환대받고누구나 눈물을 보여도 괜찮은 곳이곳이라면 우리의 안전한 지지기반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래서 이번 워크샵을 여행이라 정의하고자 한다여행은 어디로 가는지가 중요하지만 누구와 가는지 역시 중요하다아름다운 마을 홍성에녹색정치를 고민하는 이들과 함께 다녀와서 좋았고 다행이다각자의 자리에서 여행하며 살아가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서로가 만난 그 자리에 새로운 세계와 약속들이 만들어졌다이번 여행은 전체 일정을 준비한 운영위원회와 사무처그리고 4주간 서로 존중하고자 연습과 다짐을 하고 온 당원 모두가 함께 만들어간 것이라 감히 이야기 하고 싶다우리가 바라고 기대하는 새로운 세상공동체나 대안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함께 고민하고 약속을 정해갈 때 찾아오는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앞으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이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어떻게 일상을 지켜갈지우리의 만남은 어떤 식으로 다시 연결되어 풀어질지 이후가 궁금하다. 2030년 우리의 바람대로 녹색당은 원내진입 할 수 있겠지국회 마당에서 누구나 밴드와 함께 노래하며 안동소주와 먹태두부 먹을 날을 기대해본다이대로 쭉 동네에서 지구까지여행은 끝났는데길은 시작됐다

*두부가 생각나면겨울 바다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궁금하면부족한 저라도 마더피스 타로에 고민을 열어보고 싶다면언제든 강릉에 오세요늘 환영입니다이번 워크샵을 준비해주신 청년녹색당 운영위원회와 사무처에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