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성남녹색당 김예원

약 2달, 4차례에 걸쳐 진행된 우리들의 여정을 마무리 하는 시간이 왔다.

# 다시 만난 공부모임의 청녹 당원들 

버스를 타고 내려간 관계로 조금 늦게 마을활력소에 들어서니 많은 당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운영위원들의 진행 하에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간단한 게임을 하고 공부모임 후기가 담긴 소중한 책자를 선물받기도 했다. 각자가 좋아하는 노래로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게임이 끝나고 나니 처음 보는 당원들의 이름을 순식간에 알게 되었다. 밤에 함께 녹색당가를 부르고 2030년에 녹색당원으로서의 나의 모습을 그려보는 시간까지 가지고 나니 고작 반나절 동안 이 분들이 좋아하는 노래, 노래 실력, 화풍, 미래의 포부까지도 다 파악해버렸다. 이런 프로그램을 준비한 운영위원들의 능력과 꼼꼼함에 감탄했다.

공부 모임 후기를 매 주 차 끝날때마다 나눠 왔지만 이 곳에 와서 다시 몇 몇 당원들의 후기를 듣는데 그간 함께 나눈 소중한 시간들이 떠올라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공부 모임 시작할 때만 해도 처음 만나는, 대한민국의 몇 안되는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이라 신기하기만 했지만, 모임을 거듭하며 함께 생태주의에 눈뜨고 녹색의 가치에 공감하고 서로의 용기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닫게 되며 이 인연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다. 과제에 허덕일땐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지만, 막상 이들과 모임을 마무리 짓는 시간이 되니 아쉬움이 더욱 크다. (시즌 2에서 다시 만나게 해주세요!)

# 언젠간 홍동마을에 살고 싶다. 

홍성의 홍동마을은 전국에서 면 단위중 가장 녹색당원 밀도가 높은 곳이라고 한다. 녹색 가치가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는 마을이었기에 공부모임 하면서도 여러번 언급되었던 곳이라 이보다 탁월한 장소 선정이 있을까 싶었다. 홍성에 거주하며 풀무학교 전공부에 재학중인 반가운 얼굴 소담을 만나 마을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잉여 농산물을 마을 장터에서 공유하고 필요하거나 원하는 사람들에게 주기 때문에 먹을 것이 늘 넉넉하여 힘들게 노동을 하지 않고 큰 돈이 없어도 생활이 가능하다고 했다. (소담의 설명에 의하면 주거만 해결되면 10만원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내가 누울 자리가 여기구나! 임금 노동에 시달리며 여가 활동 조차 빡빡하게 시간표를 짜서 꾸려가는 나와 도시인들의 삶은 이곳에서의 삶이 무척 대조되었다.

이 곳 사람들은 마침 마을 축제를 즐기고 있었는데 요즘 시골 답지 않게 젊은층이 많고 꽤 많은 분들이 참여하셨다. 한 켠에서는 협동조합에서 마을 화폐와 대나무로 만든 칫솔을 팔고 있엇고 한 켠에서는 마을 사람들과 마을을 방문한 객들에게 유정란을 한 판씩이나 나누어 주고 있었다. 청녹 당원들이 단체사진을 찍기 위해 자리잡자 몇 몇 마을분들이”사진 왜 찍는거지? 나도 같이 찍을래요!”라며 영문을 몰라 하면서도 웃으며 카메라를 향해 브이를 그리는 모습이 넘 흥겹고 즐거웠다. 낯선 이에 대한 경계가 없고 여유와 인심이 넘쳐나는 것을 느꼈다.

저녁을 먹고 나니 너무 캄캄했는데, 가로등이나 건물에서 나오는 불빛의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깜깜한 마을 풍경을 본 적이 있었나? 까만 풍경 속에서 별빛이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깜깜한 마을을 가로질러 기숙사에 다녀오겠다는 소담에게 위험하지 않겠냐고 하니 랜턴 켜고 읍내도 잘 다녀온다며 걱정말라고 했다. 도시의 어둠은 위험을 뜻하지만 이 곳의 어둠은 평화와 휴식이 느껴졌다.  이직을 하게 된다면 잠깐 살아보고 싶은 곳의 목록이 있는데 홍동 마을을 추가했다.

# 채식인들도 함께 즐길 수 있었던 먹거리가 풍성한 워크샵 

첫 날, 우리가 집결한 마을 활력소에서 채식인들도 먹을 수 있는 김밥과 샌드위치를 배급받았다. 마을의 할머니 협동 조합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조합 이름에서부터 벌써 신뢰가 갔다. 맛은.. 단연 내 인생 샌드위치로 등극. 이 곳의 협동 조합 베이커리에는 청년이 만든 빵과 마을에서 생산한 포도주, 유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우리는 조금씩 사다가 밤에 모두 풀어서 나눠 먹었는데 마을 단위에서 구입해서 먹어본 것 중 가장 맛있었다.

마을 축제에서 얻어온 계란 5판을 당원들이 굽고 지지고 라면에도 넣어서 아주 알차게 소비했다. 라면 또한 마을에서 판매하는 채식라면을 따로 구입해서 먹었다. 혜림 당원이 무려 강릉에서 새벽에 공수해온 모두부와 순두부의 고소함은 다른 두부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다.

이번 워크샵때 우리가 먹은 음식에는 마을 분들의 노고와 채식인들에 대한 배려가 깃들여 있었다. 동물권을 얘기하는 녹색당에서 공장식 축산에 반대하며 채식을 하는 당원들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화가 자리 잡을 때 녹색당도 한층 더 빛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워크샵에서는 채식인이 먹을 수 있는 것들을 힘들게 찾아헤매지 않아도 되었던 만족스러움이 있었다. 이렇게 꼼꼼하게 준비해준 운영위원 분들께 다시 한 번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