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인권조례, 적극적 논의와 빠른 제정을 촉구한다.

강남구는 2019년 11월 21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인권 기본조례안’(이하 인권조례)을 입법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의견수렴기간이 종료된 후 이와 관련하여 추가로 진행된 사항이 없고, 향후 계획 역시 불분명한 상태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인권 기본조례는 지역주민의 실질적 인권보장과 증진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조례로서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의 지역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2012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각 지자체에 인권 기본조례의 제정 및 시행을 권고한 이래 작년 말까지 전국 226개 광역·기초자치단체 중 96개 지자체가 인권조례를 제정, 시행 중에 있다. 서울시의 경우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를 포함한 9개구만이 조례를 제정하지 않고 있는 상태로서, 강남구의회는 입법예고가 완료된 만큼 공청회 개최와 전문가 자문 등 적극적 후속 조치를 통하여 속히 본 인권조례를 제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편 입법 예고된 인권조례의 내용에 대하여도 보다 깊이 있는 재검토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상시적이고 일관성 있는 인권 관련 업무를 위한 전담 부서와 책임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지자체 인권조례에 포함되어 있음에도 강남구 조례에는 빠져있는 시민인권보호관과 인권센터의 설치를 위한 규정이 반드시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인권정책회의 역시 “운영할 수 있다”에서 “운영하여야 한다”로 의무규정화할 필요가 있다(이상 안 제7조).

인권위원회의 구성에서도 여성과 사회적 약자 등 인권 존중과 보장 측면에서 중요한 계층이 반드시 위원에 포함되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위원을 위촉할 때는… 구성원의 다양성이 실현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보다 구체화하여 여성의 비율과 사회적 약자의 위원 포함을 의무화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안 제11조 4). 또한 인권위원회가 구청장뿐 아니라 산하 공공기관, 관련 국가기관 등과 교류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그 기능과 활동범위를 확대하고(안 제10조), 인권영향평가와 인권지표개발 등 인권에 관한 조사 및 연구도 적극적으로 수행하도록 관련 규정을 보완함이 바람직할 것이다(안 제20, 21조).

인권교육은, 인권 존중과 보장이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사회가 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중요한 영역이다. 이를 위하여 조례안에 규정된 ‘강남구 소속 행정기관 직원, 산하 공단 및 법인 임직원, 기타 구청장이 인정하는 사람’ 외에 경찰관, 의료복지기관 종사자, 유치원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에게도 폭넓게 인권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정을 보완하고, 구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 역시 “구민을 위한 인권교육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적극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와 같이 보다 강력한 내용으로 보완해야 할 것이다(안 제8조).

국가인권위원회의 적극적 권고에도 불구하고 인권조례가 제정된 기초지자체의 비중은 전체 기초지자체 대비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으며, 그 시행 내용 역시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이다. 심지어는 기 시행되던 정책을 중단하거나 기존 조례조차 폐지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인권조례는 일부의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특정한 사람이나 계층에 대한 비호나 우대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인권조례는 헌법에 보장된 바에 따라 모든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보호하며, 누구나 관련 피해가 있을 경우 적절한 구제를 받도록 하기 위한 인도적 장치이다. 자치단체는 이러한 포괄적 인권 존중과 보호, 피해 방지와 구제를 위하여 적극적으로, 그리고 실효성 있게 인권 정책을 수립·시행할 의무가 있다. 강남구도 근거 없는 ‘무조건 반대’ 민원에 전전긍긍하여 조례의 제정에 소극적이어선 안 될 것이다. 민원의 숫자보다도 그것이 타당한 내용인가를 평가하고,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조속한 시일 내에 조례 제정 및 시행이 이루어지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20년 5월 6일

강남서초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