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노동자 인권 보장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반복되는 사회적 타살, 몇 명의 노동자를 더 잃어야 끝이 나겠는가

강북구 우이동 아파트에서 입주민에게 폭행과 갑질 가해를 당한 경비원이 지난 10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날 숨진 경비노동자는 업무 중 마찰이 있었던 입주민에게 지난달 21일경부터 지속적으로 폭행과 협박을 당했지만, 폭행 발생으로부터 갑질 사실이 아파트 주민들에게 알려지기까지는 열흘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고인은 생전에 폭행 가해자를 고소했음에도 고소인 조사를 받기 전에 죽음을 선택했다. 형법상 폭행과 협박은 범죄 행위임에도 고인은 왜 가해자의 처벌을 기다리기보다 먼저 세상을 등지고자 했을까. 왜 폭행 사실을 입주민들에게 더 일찍 공론화하지 못했을까. 우리는 여기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고인이 잘못이 없었음에도 왜 폭행 사실을 노동환경에 선뜻 알리지 못하고 협박에 떨었어야만 했는지, 이 죽음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었을지 치열하게 분석하고 재발을 막아야만 한다.

경비노동자 갑질 문제는 이제 예삿일이 되어버렸다. 이 사건과 별개로 지난해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 방문했다가 외부인 차량 진입을 거부당하자 ‘네가 얼마나 잘나서 이런 아파트에서 근무하냐, 급여도 쥐꼬리만큼 받으면서 이렇게까지 일을 해야 하냐’며 경비원을 협박하고 업무를 방해했던 이는 이달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보편적 처벌수단으로 기대되는 형법만으로는 반복되는 갑질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회는 입주민의 사용자성과 경비노동자의 특수성을 고려한 인권 보장 대책을 마련하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경비노동자의 인권을 보장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조례를 입법화하라.

세상에 막 대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 경비노동자 역시 함부로 해도 되는 사람이 아니다. 노동자를 보호하지 않는 법과 제도가 이들을 ‘그래도 되는 사람’으로 만들었고, 반복되는 폭력 속에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묵인해 왔던 정치권이 노동자들을 기어이 다시 죽음으로 내몰았다. 이미 많은 노동자가 부당한 일로 세상을 등졌다. 얼마나 더 많은 죽음을 보아야 깨달음을 얻을 터인가. 더 많은 이가 우리 곁을 떠나기 전에 이제는 각성해야 한다.

2020. 5. 14.
서울녹색당

 

*대책마련 촉구 서명

https://forms.gle/UbvLM9nyZFK7zMku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