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10년 혁명, 완성은 토건인가
– 광화문 광장에 왜 지하개발을 끼워 넣나
– 이명박, 오세훈은 박원순의 오래된 미래?

박원순 시장이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계획을 발표했다. 세종문화회관 방면 차로를 광장으로 만들어 현재보다 3.7배 넓은 공간을 만들고, 광화문에서 시청까지 지하공간을 파고, 파주에서 동탄까지 이어지는 GTX-A의 광화문 정차역을 추가하겠다는 내용이다.

박원순 시장은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를 하는 이유로 여러가지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시민들에게 광장을 돌려주겠다고 한다. 현재 광화문 광장에 관제 행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에서, 광화문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일은 너무나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는 물리적 재구조화와 상관 없이, 시민들이 참여해 운영하는 광화문 광장을 만드는 것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보행환경 개선 등의 이유로 거대한 지하도시 계획을 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계획에 끼워 넣는 것은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 토건 주도적인 랜드마크 건설이 목적이 아니라 광장을 광장답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이것 역시 시민주도 광장운영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다.

또한 광화문 광장 계획과 GTX-A 역사 설치 계획을 묶으며 서울의 균형발전을 위해 추진한다고 하는데, 영동대로와 광화문의 연결은 중앙과 강남 축의 강화라는 점에서 서울 지역 내 균형 발전과는 뚜렷한 상관이 없다. 무엇보다 GTX-A는 국토부와 협의가 완료되지도 않았고 곳곳에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공론과정을 제쳐두고 먼저 개발을 조장하는 것이 시장으로서 온당한 일처리 방식인지 되묻고 싶다.

박원순 시장이 어떻게 시장이 될 수 있었는가? 뉴타운 재개발의 광풍으로 서울전역이 재개발과 토건으로 몸살을 앓을 때 물리적 환경 개선과 전면철거가 아니라 끊어진 시민 간의 관계를 이어준다는 비전, 사회를 회복시키겠다는 희망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10년 혁명의 완성을 이야기하면서 서부간선도로 지하화, 국회대로 지하화(제물포터널 사업), 영동대로 지하개발, 광화문 광장 지하도시 만들기 등 대규모 토목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본인을 지지했던 사람들의 기대와, 본인이 밝힌 비전은 잊고 과거 대규모 토목공사로 치적을 쌓으려던 이명박, 오세훈 전 시장을 닮아가고 있다. 그가 가진 장점을 잃어버리고, 토건 세력에게 항복해 서울의 새로운 비전과 혁신, 10년 혁명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마을공동체, 사회적 경제, 도시재생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박원순 시장의 핵심 정책을 통해서 시민들은 어떤 만족을 얻고 있는가? 이러한 사업에서도 분명 성과가 없지 않을텐데, 자신이 없는지 대규모 공사와 인프라 사업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지금의 광화문 광장을 만든 것은 완벽한 설계가 아니라 광장을 찾아 때로는 여가를 즐기고, 때로는 권리를 외쳤던 시민의 경험이다. 물론 좋은 공공공간을 만드는 데 있어서 시민이 마음 편히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설계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하개발과 ‘광장다운 광장’은 전혀 개연성이 없다. 거대한 토건사업으로 랜드마크를 만드는 구태의연한 치적쌓기식 정치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박원순 시장은 역세권 개발을 연상시키는 토건 사업이 아니라 광장의 본질에 집중하여야 할 것이다.

2019년 1월 22일
녹색당 서울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