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27일 새벽, 몇 명의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위원들의 날치기로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이 결정되었다. 핵발전소의 안전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원안위가 원자력추진위원회의 면모를 다한 날이었다. 같은 해 5월 18일 2,167명의 국민소송단이 원안위를 상대로 ‘월성 1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운영허가변경허가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오늘 서울행정법원은 최종 수명연장 무효판결을 했다. 한국탈핵을 위해 싸워온 모든 시민의 승리다.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 결정과정에서 제기되었던 의혹들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에 원안위는 “사업자가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할 때마다 원안위에 모든 서류를 제출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무책임한 변명만 해왔다.

 

하지만 오늘 재판부는 국민소송인단이 제기했던 대부분의 문제점들을 수용해 ▲원자력안전법령에서 요구하는 계속운전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사항 전반에 대한 변경내용 비교표가 제출되지 않았던 점 ▲ 적법한 심의·의결이 이뤄지지 않았던 점 ▲ 원안위 위원중 최근 3년 이내 원자력 이용자가 수행하는 사업에 관여해 법률상 결격사유가 있었던 점 ▲최신 안전기술 기준에 따른 안전평가 누락 등을 이유로 판결했다.

 

수명연장의 문제가 아니더라도 월성1호기는 이미 위험의 집합체다. 지난해에만 두 번의 기계결함으로 정지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월성핵발전소 인근 주민들에게서 방사성물질인 삼중소소 검출이 지속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9월 발생한 5.8규모의 경주지진이후 현재까지 600여회의 여진이 발생했다. 지진발생지에서 약 20km밖에 떨어지지 않은 핵발전소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불안은 심각한데 정부는 지진위험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도 없이 두 달 반 만에 재가동을 승인했다.

 

오늘 법원이 국민소송단의 손을 들어 주었지만 핵마피아 집단의 항소가 예상된다. 게다가 재판부는 위법사유가 있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보기는 어려워 원안위의 처분이 무효라고 할 수는 없고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부산은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로 대표되는 핵발전소의 노후화, 다수호기의 문제, 신고리5,6호기 신규건설의 문제, 지진발생의 문제 등 부산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핵발전 문제들이 집중되어 있는 도시다. 한편으로는 고리1호기 폐쇄 결정을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 낸 곳이기도 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수원, 사법부, 그리고 핵마피아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 권력기관에 분명히 경고한다. 어떤 것도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할 수 없다.

 

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월성1호기 가동을 즉각 중단하라.
신고리 5,6호기 건설을 중단하고 신규핵발전소 계획을 백지화하라.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핵발전소 폐쇄계획을 마련하라.

부산녹색당은 부산시민의 안전을 위해, 나아가 한반도에서 핵발전소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사라지도록 앞으로도 함께 싸울 것이다.

 

2017.2.7
부산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