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은 다양한 갈등을 품어내는 시민들의 공간이어야 한다.

법적조치가 아니라 그들의 절박함을 보라.

 

 

 

서울시는 지난 3월 25일 “서울시청사는 시민의 공간, 이용 방해 행위 엔 법적조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발표된 내용에는 ‘시민의 평온한 청사 이용을 방해하는 점거 농성 자와는 대화나 타협없어’, ‘점거 농성 시 퇴거 설득에 한계, 퇴거 요청 불응 시 강제 퇴거 조치’ 등의 내용이 주요한 사항으로 포함되어 있다. 특히, 퇴거 요청에 불응할 경우, 경찰과의 협조를 통해 강제 퇴거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하고 있다. 

 

그동안 시민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서울시의 노력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에 발표된 서울시의 입장을 통해 서울시가 생각하는 ‘시민’의 범주에 대해 큰 우려를 품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어떤 ‘시민’이 점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점거를 선택하게 된 절박함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이런 결정을 내리고 발표하게 된 맥락 속에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 추측하게 되면, 이번 발표는 도저히 가볍게 여길 수가 없다.

 

도시는 복잡한 갈등의 공간이다. 정치는 그 갈등을 온전한 형태로 드러내어 공적인 방식으로 해결해가는 기술이다. 갈등의 존재를 숨기려하는 순간, 어떤 정치도 건강한 형태로 만들어지지 못한다. 서울시청이라는 장소를 통해 서울의 다양한 갈등이 표출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 자연스러움을 불편해하는 순간, 어떤 정치세력이든 골방 속에 갇히게 될 것이다. 녹색당 서울시당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골방에 갇히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시장과의 주말데이트’와 ‘시민발언대’가 정당한 통로이고, ‘점거’는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헤치는 시청 이용방해행위라는 서울시의 인식이 우려스럽다. 그리고 점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과 절박함에 대한 고려없이 점거 자체를 불법행위로 간주해 차단하려는 접근에 반대한다. 서울시는 서울시청을 다양한 도시의 행복과 갈등을 오롯이 품어내는 장소로 만들어야 한다. 

 

2015.3.26

녹색당 서울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