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후위기 대응, 공허한 선언은 더 이상 필요 없다
– 박원순 시장, 기후위기 대응 담은 「생태문명 전환도시 서울 선언문」 발표
– 정작 2020년도 예산편성 방향에도 기후문제 위기의식 전혀 반영 안돼
– 내년도 예산과 2040서울플랜에서부터 진정성 보여야

오늘(9/26) 오전,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서울시청에서 열린 〈2019 서울 전환도시 국제 컨퍼런스>에 참석해, 「생태문명 전환도시 서울 선언문」에 공동으로 서명했다. 선언문은 모든 정책 수립 및 추진 시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적 전환에 집중할 것을 골자로 서울시와 서울시 교육청의 정책방향을 담고 있다. 교육청의 정책방향으로 학교급식에서의 채식 선택권 강화가 반영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그밖의 조항들, 특히 서울시 업무에 해당하는 조항은 서울시가 매번 ‘선언’만 하고 ‘실천’하지 않았던 것들의 반복이었고,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공허한 선언만 남발하는 모양새다. 녹색당 서울시당은 서울시의 기후위기 대응 선언을 더 이상 환영하지 않는다. 공허한 선언이 이어진 지난 몇년 동안 기후위기의 시계는 계속 흘러가고 있다. 서울시는 더이상 선언만 내뱉지 말고 구체적인 목표 제시와 급진적인 정책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2020년 예산수립과 차기 도시기본계획(2040서울플랜) 수립에서부터 진정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언론에 따르면, 박원순 시장은 생태안전 위협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뉴욕과 LA의 사례를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해외 사례의 핵심은 가져오지 않았다. 뉴욕시는 서울의 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과 같은 ‘OneNYC’를 수립하면서 기후위기 대응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히고,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제시하고 있으며 최근 기후동원법 (Climate Mobilization Act)을 통과시키며 최대 배출원인 건물부문에 대한 강도높은 감축정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역시 기후위기 대응, 즉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통, 건물 등 온실가스 배출원에 대한 적극적인 감축 기조가 세워져야 한다. 하지만 이번 선언에서는 그러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시민교육에 기후위기와 생태문명 전환 교육을 포함시키는 등 ‘반대 없이’ 할 수 있는 일만 열거한 것 아닌가.

또한 서울시가 지난 19일 ‘2019 서울살림 토론회’에서 밝힌 2020년도 예산과 2020~2024년 중기지방재정계획 편성 방향에서도 기후위기 대응은 여전히 십여 개 분과별 목표 중 하나로만 제시되었고, 그마저도 전기차 보급 등 우회적 대응책이 강조되었다(녹색당 서울시당 논평 참고). 이번 선언이 공허한 외침에 그치지 않으려면 당장 내년도 서울시 예산편성부터 급진적 전환이 필요하다. 선언문에 언급된 바와 같이 ‘시민의 자발성’을 키우려고 하기 전에 서울시 스스로 현재의 상황을 진지하게 위기 상황으로 인식하라.

내년에는 2040서울플랜 수립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미 이를 위한 작업이 서울연구원 등에서 진행되고 있다. 서울플랜은 서울의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그 상징성과 정책영향이 큰 계획이다. 현재 수립 중에 있는 2040서울플랜의 최상위 목표(비전)부터 기후위기 대응으로 설정하라. 박원순 시장이 언급한 뉴욕시는 도시기본계획의 최우선 목표로 기후위기 대응을 상정하고 있다. 늘 해외사례를 언급하는 박원순 시장이 부디 가져올 수 있는 것, 가져오고 싶은 것만 가져오지 않고 정책의 본질을 벤치마킹하길 바란다.

박원순 시장이 각종 선언을 하는 동안에도 서울은 도로개발 등 자동차를 늘리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다. 이제는 박원순 시장의 이러한 선언들에 환영의사를 밝히는 것조차 사치스러울만큼 기후문제는 위기 상황에 와있다. 서울시는 더이상 공허한 선언, 문제의 본질과 반대의견을 우회하는 정책을 그만두고 이 위기 상황에 대해 시민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급진적 정책전환을 시작해야 한다. 지금 서울시가 해야하는 것은 해외 인사들을 초청해 전환, 기후위기 등에 대해 컨퍼런스를 열고 선언문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이제 선언이 아니라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라.

녹색당 서울시당은 당장 2020년도 예산편성과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 그리고 탄소배출 목표를 염두에 두지 않은 서울시의 각종 토건정책들에 계속해서 반대하고 진정한 전환을 촉구할 것이다.

2019년 9월 26일
녹색당 서울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