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평등 임금 공시제 도입 환영
– 대상영역 확대와 실질적인 성별임금격차 해소 위한 방안 뒤따라야
– 성과 과시보다 지지부진함에 대한 통렬한 반성 필요

3·8 세계여성의 날을 하루 앞둔 오늘, 서울시는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포함한 7대 성평등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성평등 임금공시제, 여성일자리 지원 혁신 등 노동과 경제 관련 대책에 중점이 맞춰졌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녹색당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이기도 했던 성평등 임금공시제가 이제라도 제도화된다는 점에서 녹색당 서울시당은 환영의 뜻을 밝힌다. 더불어, 이번 대책이 그간의 서울시 여성정책처럼 선언에 비해 부실한 내용, 미미한 효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내실을 충실히 할 것을 당부한다.

녹색당 서울시당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 및 산하기관의 성별 고용 형태, 임금현황을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성별임금격차(gender pay gap)를 산출, 기관평가 시 지표로 활용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성별임금격차 공시 및 해소’ 정책을 공약한 바 있다. 서울시가 이번 계획에서 핵심으로 꼽고 있는 성평등 임금 공시제 도입은 이와 유사하게 성별, 고용형태별 임금과 근로시간 등의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는 제도인데 우선 23개 투자·출연기관의 성별 임금·노동환경 정보를 오는 10월부터 공시한다는 계획이다.

OECD 국가 중 성별임금격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한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이러한 시도는 늦었지만 환영할만 하다. 성별 간 임금 및 노동환경 격차를 공시하여 심각한 불평등을 드러내고 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서울시는 공시 자체에 그치지 않고 공시가 성별임금격차 해소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후속 대책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성별임금격차 지표를 기관 평가의 중요 지표로 활용해 기관들이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도록 유도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

공시 의무기관의 범위 역시 확대되어야 한다. 서울시는 우선 23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공시를 의무화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추후에는 서울시와 위탁 계약하는 민간업체, 기관에 대해서도 성별 임금, 노동환경 현황을 제출받아 공시하는 등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노력이 민간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또한 25개 자치구와도 긴밀히 협력하여 자치구 및 자치구 산하기관에서도 성평등 임금 공시제가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편, 지난 지방선거 당시 녹색당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의 또 다른 공약이기도 했던 ‘성평등 계약제’ 역시 2018년 하반기 제도화된 바 있다. 성평등 계약제로 한걸음 진전했으나 계약서의 내용이 성폭력 발생 사업장에 대한 사후적 조치(계약해지)에 집중되어 있고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서울시가 이번에 발표한 7대 성평등 정책 계획의 실행에 있어서도 정책 제목의 대담함에 비해 아쉬운 내용으로 채워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성평등 임금 공시제 외에도 이번 계획에는 여성 안심환경 조성, 일상 속 성평등 인식 확산 등 다양한 정책이 포함되었다. 뜻깊은 날을 앞두고 서울시가 노력의 의지를 보여준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서울시는 이번 계획을 발표하며 “5급 이상 여성관리자 비율 증가(‘11년 15.8% → ‘18년 23.1%)”, “서울시 위원회 여성 비율 증가(‘11년 33.4% → ‘18년 41.3%”, “여성가족정책 예산 증가(‘11년 9,245억원 → ‘18년 2조 4,377억원)” 등을 그간의 성과로 소개하고 있는데, 오히려 지지부진한 성평등 정책 추진에 대한 통렬한 반성의 근거가 되어야할 지표를 성과로 인식한다는 점에서 이번 계획에 포함된 정책들이 실효성 있게 추진되고 평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생긴다. 2018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 당시 본부장급 및 산하기관 대표 참석자들을 보며 한 의원이 “여성이 손에 꼽을 정도”라고 일갈한 바 있고, 녹색당 서울시당은 여성가족정책 예산의 급증이 대부분 보육과 가족 부문 예산 증가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수차례 지적하기도 했다. 2019년 여성가족정책실 예산 약 2조 6,600억원 중 성평등 및 여성복지 증진에 편성된 예산은 약 1,000억원으로 전체의 3.7%에 불과하다.

이밖에도 2019년 서울시 예산 심의 과정에서 드러난 서울시의회 의원들의 성평등에 대한 몰이해, 반복되는 서울시 홍보물의 성차별 논란 등을 지켜봐 온 시민들이, 이번 서울시의 계획이 그 취지대로 충실히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녹색당 서울시당 역시 성평등한 도시를 위한 서울시의 꾸준한 정책적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이번 계획이 단지 ‘선언’으로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면밀히 감시하고 끊임없이 제안할 것이다.

 

2019년 3월 7일
녹색당 서울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