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은 보편적 인권으로 자리매김해야한다.

– 서울시는 정치가 갈등 없는 축제가 될 수 있으리라는 환상을 버리라

 

지난 11월 30일, 서울시는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위원회(이하 제정위원회)가 표결로 통과시킨 서울시 인권헌장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폐기의 이유로 ‘일부쟁점’이 사회적 갈등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우려하는 ‘일부쟁점’은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으로 인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당 서울시당은 ‘약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정신을 재확인’하기 위해 제정된 서울시 인권헌장에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어떤 사회적 갈등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는지 박원순 시장에게 묻고 싶다.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으로 인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인간이면 누구나 ‘차별받지 않을 권리’ 중 하나로 보편적 인권의 한 부분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누구나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선언한다고 하면서,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으로 인한 차별’을 ‘갈등을 확산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판단해 보편적 인권을 재단하는 모순적인 행태를 보였으며 제정위원회를 기만했다. 또한, 서울시는 세계 인권의 날 기념식에서 인권헌장이 축제와 같은 분위기에서 발표되기를 기대했던 모습을 이번 논란 과정에서 종종 드러냈다. 그러나, 일부 단체에서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에 대한 표현이 동성애를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자 사회적 갈등이라며 인권헌장을 폐기했다. 어떤 정치가 갈등을 마주하지 않고 축제로 만들어질 수 있단 말인가?

 

녹색당 서울시당은 이번 인권헌장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서울시가 앞으로 만들어낼 어떤 합의 과정에 대해서도 신뢰할 수 없게 되었다. 갈등 없는 합의와 그런 합의가 만들어낸 축제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우리는 정치의 현장에서 수많은 갈등을 마주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마주한 갈등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축제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녹색당 서울시당은 제정위원회가 통과시킨 헌장의 제정 과정과 내용을 지지하며, 이 사회적 갈등이 우리가 마주해야 할 토론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그런 정치를 만들어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포되었어야 할 서울시민 인권헌장의 전문 중 일부와 녹색당 강령 전문 중 일부를 발췌하며 서울시 인권헌장이 조속히 발표되기를 기대한다.

 

“서울에 사는 모든 사람은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자세, 공동체의 주인 의식, 그리고 스스로의 권리뿐만 아니라 타인들 특히 약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정신을 재확인하고 다짐한다.” (서울시민 인권헌장 전문 中)

“우리는 보편적 인권을 넘어 생활정치ㆍ다양성 정치ㆍ녹색정치를 통해 소수자와 생명과 자연을 옹호합니다. 우리는 고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과 낙관을 잃지 않으며, 비폭력과 평화의 힘을 통해 세상을 바꿀 것입니다.” (녹색당 강령 전문 中)

 

2014년 12월 2일

녹색당 서울시당